사위지기자사士爲知己者死 - 선비는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
사위지기자사(士爲知己者死) - 선비는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
선비 사(士/0) 하 위(爪/8) 알 지(矢/3) 몸 기(己/0) 놈 자(耂/5) 죽을 사(歹/2)
모든 좋은 덕목을 가진 이상적인 사람이 선비였다. 학식이 있고 말보다 실천이 앞서고, 예절이 바르며 재물을 탐내지 않고 거기에다 고결한 인품을 지녔으니 말이다. 孔子(공자)가 강조하는 君子(군자)와 같고 우리나라의 양반이나 서양의 젠틀맨(gentleman)이 부분 해당하겠다.
그런 반면 白面書生(백면서생)이나 ‘남산골 딸깍발이’란 말이 일러주는 대로 글만 읽어 세상 물정을 모르고, 가난하고 융통성 없는 사람의 대명사이기도 했다. 선비 중에서도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서 목숨을 바친다는 이 성어 이상으로 의리를 지키기도 어려울 것이다.
자신을 인정해주는 사람에게 충성을 다하며 때로는 목숨까지 바칠 수 있다는 의리의 사나이는 春秋時代(춘추시대) 晉(진)나라의 禮讓(예양)이다. 당시 진나라엔 가신들의 세력다툼이 치열했다. 예양은 처음엔 빛을 못 보다가 智伯(지백)의 휘하에 들어가서부터 총애를 받았다. 제일 강성하던 지백은 趙襄子(조양자)가 다른 세력을 연합하여 싸움을 걸어옴에 따라 패배하고 말았다. 전멸한 병사와 함께 지백은 일가까지 모두 처참하게 죽음을 당했고 예양은 산속으로 도주했다. 자신을 알아준 주군 지백을 위해 원수를 갚으리라 다짐했다.
‘사내대장부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죽고, 여자는 자기를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용모를 꾸민다(士爲知己者死 女爲悅己者容/ 사위지기자사 여위열기자용)’란 말이 있으니 조양자를 없애야 지백의 은혜를 갚고 자신의 영혼이 부끄럽지 않을 것이라 했다. 예양은 이름을 바꾸고 죄인들 틈에 끼여 조양자의 궁중에서 변소의 벽을 바르는 일을 하게 됐다.
비수를 품고 습격했다가 발각됐고, 풀려난 뒤에도 다리 밑에서 기회를 노렸으나 또 실패했다. 의기를 높이 산 조양자도 용서할 수 없다고 하자 의복을 달라고 해서 칼로 찢고 자신도 찔렀다. ‘史記(사기)’의 刺客(자객) 열전과 ‘戰國策(전국책)’ 趙策(조책) 등 여러 곳에 등장하는 유명한 이야기다.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