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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7월 24일 월요일

소주 한잔 할래?

소주 한잔 할래?

소주 한잔 할래?

막걸리 한잔 할래?

정말로 막걸리가 먹고싶단 뜻이니,

막걸리 안 땡기면 거절해도 됩니다.

맥주 한잔 할래?

만나서 가볍게 웃고 떠들잔 얘기니,

그럴 기분 아니면 거절해도 됩니다.

하지만

소주 한잔 할래?

이 말은 좀 다릅니다.

진짜로 소주가 먹고 싶거나

가벼운 기분일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힘들어서 일겁니다.

외로워서 일겁니다.

외로워서 힘들고

힘들어서 외로운 게

사는 일 아니겠습니까?

소주가 맛있어 먹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그저 알콜에 물 탄게

소주 아니겠습니까?

그걸 굳이 조그만 잔에 홀짝홀짝

따라 먹는 건 왜이겠습니까?

이 쓴 소주를 핑계 삼아,

만나고 싶다는 뜻 아니겠습니까?

같이 놀자고 말하는 법을

잊어버린 어른들이라

그저 같이 소주 한 잔 하자는

말로 대신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숨바꼭질이나 발야구를 할 수 있던

시절은 지나가 버렸습니다.

젊음은 언제나 더 젊었던 날들에

바쳐지는 이름인 것도 같습니다.

너무 멀리 떠나온 우리는 이제 서로의

힘듬과 아픔을 온전히 느끼지 못합니다.

그러나 할수 있는 건,

소주한잔 함께 마셔주는 것 뿐입니다.

외로운 잔

홀로 비우게 하지 않는 것 뿐입니다.

괜찮다고,

아무것도 아니라고,

다 이겨낼 수 있다고...

취해서 큰 소리칠 수 있을 때까지

만이라도 함께 있어주는 것입니다.

비록 어두운 밤 어느 갈림길에선가

비틀비틀 헤어지겠지만,

아침이면 쓰린 속과

흐릿한 기억 뿐이겠지만,

그래도 춥고 서글픈 밤에

쓴 소주잔 함께 비워줄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이 당신 가슴 한켠에 작은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

"소주 한잔 할래?" 라는 말을 해줄,

말을 건넬 친구나 벗이 있다는 건,

참....인생을 잘 사신 겁니다.

그 친구 잃기 전에 달려 가십시오.

-Space 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