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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7일 일요일

수두색이垂頭塞耳 - 머리를 숙이고 귀를 막다, 아첨하며 비난에는 아랑곳 않다.

수두색이垂頭塞耳 - 머리를 숙이고 귀를 막다, 아첨하며 비난에는 아랑곳 않다.

수두색이(垂頭塞耳) - 머리를 숙이고 귀를 막다, 아첨하며 비난에는 아랑곳 않다.

드리울 수(土/5) 머리 두(頁/7) 막힐 색, 변방 새(土/10) 귀 이(耳/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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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에 가 붙고 쓸개에 가 붙는다’는 속담은 阿諂(아첨)의 대명사다. 지조 없이 자기에게 조금이라도 이익이 되면 이편에 붙었다 저편에 붙었다 하는 사람이다. 남의 환심을 사거나 잘 보이려고 알랑거리는 아첨을 모두들 욕한다. ‘아첨하는 자는 위선자’, 입에 꿀이 흐르지만 배에는 칼을 숨긴 口蜜腹劍(구밀복검)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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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가 꼬리를 흔들며 알찐거리는 搖尾乞憐(요미걸련)이나 돼지가 사방으로 꼬리를 흔드는 五方猪尾(오방저미)는 짐승이라 이해할 수 있다. 상사의 변을 맛보고 종기의 고름을 빨아주는 嘗糞吮癰(상분연옹)의 사람은 이보다 못하다. 그래서 ‘인간은 아첨하는 동물’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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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아첨이라도 점잖은 표현에 자신의 안일을 위해 머리를 숙이고(垂頭) 세상의 비난에 귀를 막는다(塞耳)는 말이 있다. 중국의 학자 顏之推(안지추, 531~591)가 지은 ‘顔氏家訓(안씨가훈)’에 나온다. 南北朝(남북조)시대의 혼란기와 隋(수)나라 통일기의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안지추는 자녀들을 위해 수신과 학문, 처세를 익히도록 이 책을 남겼다. 모두 20편으로 되어 있는 이 책의 12편 省事(성사)에 실려 있다. 난세에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규범을 세워 세상을 바르게 볼 것을 훈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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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이나 어른에게 옳지 못하거나 잘못된 일을 고치도록 말하는 諫爭(간쟁)에 대해서 충고하는 대목이다. 간쟁을 하려면 그러한 지위에 있어야 하고 바로잡아 돕는 법규를 다해야 한다면서 이어진다. ‘구차스럽게 자신의 책임을 면하거나 편안함만을 위해 머리를 숙이고 귀를 막는 행위는 용납되지 않는다(不容茍免偷安 垂頭塞耳/ 불용구면투안 수두색이).’ 그러면서 ‘믿음이 없으면서 간언하면 남들이 비방하는 자라 여긴다(未信則以爲謗己/ 미신즉이위방기)’는 論語(논어)의 말도 덧붙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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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아첨을 비난해도 자신이 실제로는 벗어나기 어렵고 주위서도 자주 본다. ‘권세가의 문전에서 종일 머리박고 아첨하면서. 시골 사람 볼 때마다 제가 양반인 양 우쭐거린다(周門盡日垂頭客 若對鄕人意氣全/ 주문진일수두객 약대향인의기전)’란 우리의 풍자가객 김삿갓金笠/ 김립의 시도 같은 표현이다. 자기를 보호해주는 상사를, 또는 따르는 보스를 옳지 않은 일도 온갖 궤변으로 옹호하는 행위는 역겹기만 하다.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