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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5일 금요일

숙종과 금손金孫이

■ 숙종과 금손金孫이

■ 숙종과 금손(金孫)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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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에 개나 고양이를 반려동물로 키우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개는 사람을 밥을 주고 돌봐주는 주인님이라고 생각하는 반면, 고양이는 사람을 자기에게 밥 주고 씻겨주고 시중을 들어주는 아랫것으로 생각한다고 한다. 그래서 요즘 고양이를 기르는 사람을 흔히 고양이 집사라고 부른다. 그런데 조선시대에도 요즘 말로 고양이 집사라 칭할 만한 임금이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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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19대 왕 숙종(1661~1720) 때의 일이다. 숙종은 경기도의 아버지 현종의 묘에 갔다가 병든 고양이 한 마리를 발견하였고, 신하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굶주린 고양이를 궁궐로 데려 와 치료를 해주고 옆에 두고 정성껏 돌보아 주었다. 숙종은 고양이의 털이 금색으로 빛난다고 해서 금덕(金德)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애지중지하며 정을 주었다. 하지만, 금덕이가 새끼를 낳고 얼마 안 돼 죽어버리자, 숙종은 금덕이의 장례식을 잘 치러주고 그 새끼를 금손(金孫)이라 부르면서 더욱 더 아끼고 정을 쏟으며 기르게 되었다. 수라를 들 때도 곁에 앉혀두고 직접 먹이를 먹여 주었고, 정사를 논하는 자리에도 늘 곁에 두고 있을 정도였다. 숙종 곁에서 겸상까지 하며 임금님 수랏상의 고기까지 나눠 먹으며 사랑받았던 금손이는 장희빈 등 후궁들의 질투까지 유발하게 되었고, 임금님의 음식을 훔쳐 먹었다는 오해를 받고 산속의 어느 절로 보내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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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0년 60세의 나이로 숙종이 세상을 떠나자 금손이는 어쩐 일인지 식음을 전폐하고 울기만 하다가 끝내 자기를 사랑해주었던 숙종의 뒤를 따라 죽었다고 한다. 금손이의 시신은 비단보에 싸여져 숙종 무덤인 명릉 곁에 묻혔다. 숙종이 고양이를 끔찍이도 아끼고 사랑했다는 것은실학자 이익의 성호사설, 김시민의 동포집 등의 당시 기록에도 실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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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숙종은 왕권을 강화하기 위해 정치 주도세력이 급변하는 환국(換局:시국이 바뀜)을 세 차례나 유발하여 수많은 신하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그 과정에서 왕비였던 인현왕후를 내쫓았다가 복위시키기도 했고, 장희빈을 왕비로 삼았다가 죽음에 이르게 하기도 했다. 숙종은 이렇듯 어지러운 정쟁(政爭)의 소용돌이 속에서 그나마 고양이 금손이를 통해서 위로 받고 마음을 달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과거 민간요법으로 신경통에 고양이 고기가 특효약이라는 소문이 있어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애꿎은 고양이를 잡아 약으로 쓰는 수난을 당하기도 했다.

♣ 제공 : KIMSEM과 함께 역사 다시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