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발부 수지부모身體髮膚 受之父母 - 몸 전체 머리털, 살갗은 부모로부터 받았다.
신체발부 수지부모(身體髮膚 受之父母) - 몸 전체 머리털, 살갗은 부모로부터 받았다.
몸 신(身/0) 몸 체(骨/13) 터럭 발(髟/5) 살갗 부(肉/11)
받을 수(又/6) 갈 지(丿/3) 아비 부(父/0) 어미 모(毋/1)
우리의 몸은 물론 터럭 하나, 피부까지(身體髮膚) 부모로부터 물려받았다(受之父母)는 유명한 구절이다. 옛날 학동들은 孝(효)의 첫걸음이라며 줄줄 외웠다던 ‘孝經(효경)’에 실려 있다. 효경은 五經(오경)에는 들어가지 않더라도 漢(한)나라 이후 七經(칠경)의 하나로 숭상되어 온 책이다.
가정에서 지켜야 할 효도를 중심으로 宗中(종중) 규약이나 천자, 제후 등 윗사람에게 지켜야 할 덕목을 실었다. 효도는 인간의 도리라며 예부터 중시한 유교에 영향을 끼쳤고 조선에서는 宣祖(선조)때 孝經諺解(효경언해)까지 발간하며 널리 알렸다.
효경의 저자는 曾子(증자, 기원전 506~436)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이름이 曾參(증삼)으로 孔子(공자)의 제자이다. 東洋五聖(동양오성)에 들어갈 정도로 공자의 도를 계승했고 유교사상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그 자신이 이름난 효자로 중국 二十四孝(이십사효)에도 이름을 올렸는데 효경은 공자에게서 전해 받은 효도의 내용을 훗날 제자들이 정리하여 완성했다고 한다. 제일 첫머리의 開宗明義(개종명의) 장에 나오는 내용을 보자.
공자가 어느 때 제자 증자에게 선왕이 지극한 덕으로 천하의 백성들을 따르게 하였는데 어떻게 했는지 물었다. 증자는 불민해서 알 수 없다고 공손히 말했다. 공자는 효란 덕의 근본이며 가르침이 비롯되는 곳이라며 말을 잇는다. ‘사람의 신체와 터럭과 살갗은 모두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것이다.
이것을 손상시키지 않는 것이 효의 시작이고(身體髮膚 受之父母 不敢毀傷 孝之始也/ 신체발부 수지부모 불감훼상 효지시야), 몸을 세워 도를 행하고 후세에 이름을 날림으로써 부모의 은공을 드러나게 하는 것이 효의 끝이다(立身行道 揚名於後世 以顯父母 孝之終也/ 입신행도 양명어후세 이현부모 효지종야).’
증삼과 효경이 들어가는 재미있는 성어도 있다. 曾參殺人(증삼살인)은 거짓말도 여러 사람이 말하면 참말이 된다는 三人成虎(삼인성호)와 같고, 孔子門前 賣孝經(공자문전 매효경)은 자신의 실력은 헤아리지 않고 엉뚱하게 덤빈다는 의미의 班門弄斧(반문농부)와 같다.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몸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것을 곧이곧대로 수혈이나 장기 기증까지 하지 말라는 말은 물론 아니라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러면서도 더 중요한 몸 전체를 대수롭지 않게 버리는 자살이 많은 것은 이해할 수 없다.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