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중낙엽風中落葉 - 바람맞은 낙엽, 실의에 빠진 사람
풍중낙엽(風中落葉) - 바람맞은 낙엽, 실의에 빠진 사람\xa0
바람 풍, 가운데 중, 떨어질 락, 잎 엽\xa0
젖은 낙엽이란 말이 있다. 남편이 정년퇴직 후 하루 종일 집에 있으면서 집안일은 도와주지 않고 나갈 때만 따라나서는 쓸모없는 존재란 뜻으로 일본에서 먼저 사용됐다고 한다.\xa0바람맞은 낙엽이란 뜻의 風中落葉은 훨씬 먼저 중국에서 씌었다. 明淸(명청) 대의 문필가 盧存心(노존심, 1690-1758)이 ‘臘談(납담)’이란 글에서 사람의 행적에 대해 나타낸 말이다. ‘득의를 만나면 뒤꿈치를 들고 기운이 드높아지니 이를 일러 물 위의 부평초라고 한다. 실의를 만나면 고개를 숙이고 기운을 잃으니 이를 바람맞은 낙엽이라고 한다. 오직 특이한 사람이라야 능히 반대로 한다.\xa0
통달한 사람은 또한 평소와 다름이 없다(逢得意則趾高氣揚 謂之水上浮萍 遇失意卽垂頭喪氣 謂之風中落葉 惟畸人乃能相反 在達者亦只如常/ 봉득의즉지고기양 위지수상부평 우실의즉수두상기 위지풍중낙엽 유기인내능상반 재달자역지여상).’ 趾는 발 지, 萍은 부평초 평, 畸는 불구 기, 只는 다만 지.\xa0약간 성공했다고 돈이 조금 있다고 뜻이 조금 폈다고 알랑거려서는 안 된다. 작은 실의로 낙담하는 것도 안 될 짓이다. 어떤 상황에도 기죽지 않고 아예 흔들림이 없어야 하는 것이 좋다고 가르친다.
‘낙엽은 결코 고독하지 않다. 낙엽은 결코 죽지 않는다.\xa0낙엽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보다 새로운 생이 준비되어 가고 있는 목소리이며 나무보다 더 큰 생명의 모태를 영접하는 몸치장인 것이다.’ 청년들이 風中落葉같은 낙담을 딛고 희망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