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약속
아름다운 약속
모잠비크를 강타한 태풍이 50년 만에 최대의 홍수라는 기록을 세웠을 때, AP통신은 한 교도소에서 일어났던 아름다운 약속을 보도했다.
모잠비크의 수도 마푸토에서 북쪽으로 200킬로미터쯤 떨어진 초크웨라는 도시의 교도소 감방에 물이 차오르고 있었다.
교도관들은 제소자들을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45명의 재소자들을 모두 풀어 주기로 했다.
그 중에는 가벼운 죄목으로 수감 중인 죄인도 있었지만 살인 혐의로 기소된 중죄인들도 더러 있었기에 교도관들은 이들이 홍수 피해가 가라앉으면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않았다.
이 태풍으로 160여 명이 사망하고 전국에 콜레라, 말라리아 등 전염병이 돌아 모잠비크는 극심한 혼란과 실의에 빠졌다.
그런데 열흘 뒤, 초크웨 교도소와 경찰서까지 휩쓸어버린 살인적인 급류가 잦아들기 시작하자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흩어졌던 수인들이 하나둘 초크웨 경찰서로 모여들기 시작한 것이다. 모두 여섯 명의 수인들이 자진출두를 했는데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잃어버린 가족을 찾아서 재해복구를 한 뒤 돌아온 사람이 있는가 하면, 물에 떠내려가는 사람을 구해준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경찰당국은 조사 결과, 돌아오지 않은 수인들은 가족을 구하려다 실종되었거나 익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연이은 푹우로 집을 잃고 전염병에 노출된 채 임시수용소에서 생활하고 있던 모잠비크 사람들에게 이 순박한 수인들이 전해준 훈훈한 이야기와 아름다운 약속은 험한 태풍도 꺾을 수 없는 용기와 사랑의 교훈을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