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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3일 수요일

탐낭취물探囊取物 - 주머니 속의 물건을 꺼내다, 아주 쉬운 일

탐낭취물探囊取物 - 주머니 속의 물건을 꺼내다, 아주 쉬운 일

탐낭취물(探囊取物) - 주머니 속의 물건을 꺼내다, 아주 쉬운 일

찾을 탐(扌/8) 주머니 낭(口/19) 가질 취(又/6) 물건 물(牛/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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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은 남에게 충고하는 일이고, 가장 어려운 일은 자기 자신을 아는 일이다. 새해 여러 사람이 도전했을 금연을 가장 쉬운 일이라고 한 사람은 미국 작가 마크 트웨인이었다. 담배를 다시 피웠다가 또 끊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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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철학적인 말 말고 매우 손쉽게 할 수 있음을 나타내는 말이 ‘쉽기가 손바닥 뒤집기다’란 속담이다. 한자로 易如反掌(이여반장)과 같다. 비슷한 말로 주머니 속을 뒤져(探囊) 물건을 꺼낸다(取物)는 이 말도 아주 쉬운 일을 이른다. 자기 주머니의 물건을 가진다는 것만큼 용이한 일도 드물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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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宋(송)나라 때의 정치가 겸 문인 歐陽脩(구양수, 脩는 길 수)가 쓴 역사서 ‘新五代史(신오대사)’에 실려 전한다. 오대라 하면 唐(당)이 멸망한 서기 907년부터 960년 송나라가 통일할 때까지의 시대를 말하는데 後粱(후량), 後周(후주) 등 後(후)자를 덧붙인다. 後唐(후당)의 명신이자 문학가인 韓熙載(한희재)가 지금의 山東省(산동성)인 北海(북해)에 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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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李穀(이곡)이라는 사람과 절친하게 지냈다. 고려 후기 학자와 이름이 똑 같다. 어느 때 한희재가 강남의 吳(오)나라로 떠나게 되자 이곡이 술자리를 마련하고 이별을 아쉬워했다. 술김에 한희재가 농담 삼아 강남에서 재상을 시켜준다면 중원을 일거에 빼앗겠다고 하자 이곡은 한술 더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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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원에서 나를 재상으로 삼는다면 강남을 차지하는 것은 마치 주머니에서 물건을 꺼내는 것과 같을 것이오(中國用吾爲相 取江南如探囊取物爾/ 중국용오위상 취강남여탐낭취물이).’ 둘은 허풍을 치고 호탕하게 웃었다. 南唐世家(남당세가)편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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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뜻으로 囊中取物(낭중취물)은 ‘三國志(삼국지)’에서 關羽(관우)가 한 말로 나온다. 官渡(관도)전투에서 관우가 큰 공을 세우자 모든 장수들이 칭찬을 하는데 겸손하게 말한다. ‘내 아우 張飛(장비)에겐 백만 대군 속에서 적장의 목을 베어 오는 것이 주머니에서 물건을 꺼내는 것처럼 쉬운 일입니다. /\xa0\xa0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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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30일 토요일

여반장如反掌 - 손바닥을 뒤집는 것 같다, 아주 쉬운 일

여반장如反掌 - 손바닥을 뒤집는 것 같다, 아주 쉬운 일

여반장(如反掌) - 손바닥을 뒤집는 것 같다, 아주 쉬운 일

같을 여(女/3) 돌이킬 반(又/2) 손바닥 장(手/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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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쉬운 일을 비유하는 많은 말 중에서 자주 쓰는 말은 ‘땅 짚고 헤엄치기’나 ‘누워서 떡 먹기’일 것이다. 하지만 너무 쉽게 가려다가 코 다치거나 체할 수 있다. ‘떡을 누워서 먹으면 콩가루가 떨어진다’고 한역한 속담 餅臥喫 豆屑落(병와끽 두설락, 屑은 가루 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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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쉬운 것을 이를 때의 한자성어는 주머니 속 물건 꺼내는 囊中取物(낭중취물), 손바닥에 침 뱉기처럼 쉽게 얻는다는 唾手可得(타수가득), 태산으로 알 누르기 泰山壓卵(태산압란)처럼 아주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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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많은 중에 역시 가장 쉬운 일은 손바닥을 뒤집는 것과 같다는 이 말이다. 이것이야말로 힘이 안 들어간다. 쉽다는 말이 붙은 易如反掌(이여반장)의 준말이다. 後漢(후한) 초기 역사가 班固(반고)가 지은 ‘漢書(한서)’에서 유래한 이야기를 보자. 劉邦(유방)의 조카인 劉濞(유비, 濞는 물소리 비)는 6대 景帝(경제)때 吳王(오왕)에 봉해졌으나 세력을 모아 吳楚(오초)칠국의 난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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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 저명한 문인 枚乘(매승)이란 사람이 성공하기 어렵다며 건의했다. ‘하고자 하는 바를 바꾼다면 이는 손바닥을 뒤집는 것보다 쉬운 일이며 태산처럼 안정될 것입니다(變所欲爲 易於反掌 安於泰山/ 변소욕위 이어반장 안어태산).’ 유비는 이 말을 듣지 않았다가 진압군에 피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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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의미를 가진 反手(반수)는 이보다 앞서 ‘孟子(맹자)’에게서 나왔다. 제자 公孫丑(공손추)가 스승에게 자리가 주어진다면 齊(제)나라의 管仲(관중)이나 晏嬰(안영)과 같은 공을 이룰 수 있겠는지 물었다. 맹자는 질문에 언짢아하면서 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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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라로서 왕업을 이루는 것은 손바닥을 뒤집는 것과 같다(以齊王 猶反手也/ 이제왕 유반수야).’ 맹자는 안정된 대국인 제나라에서 인정을 베풀어 통일된 나라를 이끄는 것은 아주 쉽다고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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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을 뒤집는 일이 쉽다고 어느 때나 아무렇게나 뒤집었다가는 손가락질 당할 일이 많다.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란 말대로 불리한 상황에 닥쳤을 때 이전의 소신은 간데없이 손바닥을 뒤집는다면 누가 우러러보겠는가.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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