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불망위安不忘危 - 편안한 중에서도 위험을 잊지 않는다.
안불망위(安不忘危) - 편안한 중에서도 위험을 잊지 않는다.
편안 안(宀/3) 아닐 불(一/3) 잊을 망(心/3) 위태할 위(卩/4)
편안한 가운데서도 앞으로 닥칠지 모르는 위태로움을 잊지 않는다는 좋은 뜻의 성어다. 똑 같은 의미의 居安思危(거안사위)는 태평성대가 계속될 때 장차 있을 수 있는 위험을 생각하라는 有備無患(유비무환)의 첫 단계라 했다. 이 말로 연상되는 것이 安重根(안중근)의사의 유묵이다. 見利思義(견리사의), 見危授命(견위수명)이다. 의미는 약간 달라 이익을 보면 의리를 먼저 생각하고, 위급함을 보면 목숨을 던진다는 孔子(공자) 말씀이다.
위기의식은 위험이 닥쳐서 알면 이미 늦고 항상 안락할 때 미리 대비해야 한다. 이처럼 간단한 말이
중국 고대 夏殷周(하은주) 때부터의 ‘周易(주역)’에서 유래했다니 의외다. 유학 五經(오경)의 하나로 처세상의 지혜이며 우주론적 철학이라는 평가를 받아 易經(역경)이라고도 한다. 또한 孔子(공자)가 얼마나 탐독했던지 가죽으로 엮은 끈이 여러 번 끊어졌을 정도라는 韋編三絶(위편삼절)의 고사가 나온 책으로도 유명하다. 공자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주역을 체계적으로 해석하여 十翼(십익)도 남겼다고 한다.
彖傳(단전, 彖은 판단할 단), 象傳(상전) 등 7종 10편으로 이루어진 십익 중에서 가장 핵심사상이라는
繫辭傳(계사전) 하편에 이 말이 나온다. 공자가 한 말로 지금 위태한 자는 경계하는 마음이 없었던 자이고, 멸망한 자는 항상 존속할 것으로만 생각했다며 이어진다. ‘군자는 태평할 때에 위태로움을 잊지 않고, 순탄할 때에도 멸망을 잊지 않으며, 잘 다스려질 때에도 혼란을 잊지 않는다(君子安而不忘危 存而不忘亡 治而不忘亂/ 군자안이불망위 존이불망망 치이불망란).’ 이렇게 함으로써 자신과 가정, 나라를 보전할 수 있다고 했다.
개인이나 단체나 위기에 대비하여 스스로 경계해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나라를 수호하는 국군장병들이 자나 깨나 새겨야 할 말이다. 남북이 지금은 많이 호전되어 이전과 같은 대치상태가 없어졌다고 해도 언제 다시 상황이 바뀔지 모른다. 만약을 대비하는 것이 안보이고 그것은 통일이 되어서도 나쁠 것이 없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