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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6월 17일 토요일

애기똥풀이 하는 말

애기똥풀이 하는 말

애기똥풀이 하는 말

내 이름 너희들의 방언으로

애기똥풀이라 부르는 것은 참을 수 있지만

내 몸 꺾어 노란 피 내보이며

노란 애기똥을 닮았지, 증명하려고는 마

너희들이 명명한 가벼운 이름, 더 가벼운 손짓에

나는 지금 상처받고 시들시들 죽어가고 있어

너희들 속에 생명이 있다면

내 속에도 뜨거움이 있고

너희들이 이 땅에 존재한다면

나도 이 땅에 뿌리내리고 있어

이제 우리 서로 사랑하기로 해

내 너희들... 착한 자연이 되듯이

너희들도 나의 좋은 친구가 되어 줘

너희들의 방언으로 내 이름 부르기 전에

이제는 내 방언에 귀 기울여 줘

내 얼마나 아름다운 빛깔과 향기로

너희들의 이름 부르고 있는지 아니

귀 기울여 줘, 내가 부르는 너희들의 이름을

친구라고 부르는 너희들의 이름을

-정일근(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