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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28일 목요일

양성인兩性人 사방지 4편

■ 양성인兩性人 사방지 4편

■ 양성인(兩性人) 사방지 4편

세조가 엉뚱하게 임무를 충실히 행한 사헌부 관리들을 처벌한 것은 조정에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이틀 뒤인 4월 29일 의금부에서 임금의 월권을 지적하면서 사방지 사건을 법대로 마무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료들의 추궁에도 세조는 물러서지 않았다. 하지만 좀 찜찜했던지 그날 저녁 태도를 바꾸어 사방지에 대한 국문을 명했다. 그러면서 도승지 홍응에게 형식적인 조치만 취하게 하라고 지시했다. 그것은 국가 원로인 이순지에 대한 배려였다. 하지만 사헌부 관리들이 계속 항의했다.

“전하께서 이 일을 묵과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부디 현명한 조치를 취하십시오.”

“정말 불쾌하구나. 그대조차 내 마음을 모르는가. 어찌하여 공멸의 길을 걷고자 하는가. 정 그렇다면 소원대로 해주겠다.”

마침내 세조는 5월2일 의금부에 명하여 사헌부 관리들을 국문하게 한 다음 이순지를 파직시켜 버렸다. 하지만 곧 이성을 되찾은 듯 열흘 뒤 그를 복직시켰고, 또 열흘이 지난 22일에 하옥되어 있던 사헌부 관리들을 모두 석방시켰다. 세조는 이순지를 불러 “그대의 딸과 관련된 사건이니 사방지의 처분은 알아서 하도록 하라.” 라고 명했다. 졸지에 임금으로부터 사방지의 처벌을 위임받은 이순지는 한숨이 절로 나왔다. 사방지를 엄히 다스리자니 딸의 부정을 인정하는 것이 되고, 가볍게 처결하자니 세상의 이목이 두려웠다. 하는 수 없이 그는 형식적으로 사방지에게 곤장 십여 대를 친 다음 서울 근교에 사는 외거노비의 집으로 쫓아내 버렸다. 이같이 형벌이 가벼웠던 것은 과부가 된 딸의 외로움을 달래주었다는 아버지의 속 깊은 자애가 작용한 듯하다.

이순지는 그 정도로 사건을 무마하려 했지만 문제는 당사자인 딸의 행보였다. 이미 오랫동안 사방지를 지아비로 섬겨온 이씨는 온천에 목욕하러 간다는 핑계를 대면서 그를 찾아갔고, 몇 달 뒤에는 다시 집안으로 불러들였다. 아들 김유악이 사방지를 멀리하라고 울면서 간청했지만 이씨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가족들의 반대와 세간의 눈총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꿋꿋하게 사방지를 끼고 돌았다. 늙은 아버지 이순지도 결국 그녀의 편을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조정 대신들이 연회석상에서 술잔을 기울이며 안주꺼리로 사방지를 들먹이면 그는 얼굴을 붉히며 역정을 냈다.

"두 사람 사이에 애가 없지 않은가. 사방지는 틀림없는 여자야."

- 5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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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공 : KIMSEM의 역사로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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