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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2일 화요일

어묵찬금語嘿囋噤 – 말하기와 입 다물기, 잘 분간하여 말하다.

어묵찬금語嘿囋噤 – 말하기와 입 다물기, 잘 분간하여 말하다.

어묵찬금(語嘿囋噤) – 말하기와 입 다물기, 잘 분간하여 말하다.

말씀 어(言/7) 고요할 묵(口/12) 기릴 찬(口/19) 입다물 금(口/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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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쓰이지 않는 어려운 한자로 모은 이 성어는 모두 말과 관계가 있다. 語(어)는 말하다, 嘿(묵)은 입을 다물어 고요하다, 囋(찬)은 기리다 외에 시끄럽게 떠들다, 噤(금)은 입 다물다, 닫다란 뜻이다. 말하는 것과 입 다문 것을 나란히 세워 말하는 것도 중요하고, 침묵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니 자리를 잘 분간하여 해야 한다는 의미를 지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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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은 모든 재앙의 문이라며 口禍之門(구화지문), 禍生於口(화생어구) 등을 비롯한 많은 성어가 말을 조심하라고 가르쳤다. 반면 침묵이 아무리 금이라 하여 입 무거운 것을 훌륭하다고 떠받들어도 말을 해야 할 때는 해야 한다는 성어도 적지만 있다. 말을 해야 할 자리에 입을 꾹 닫고 있는 모습을 비꼬아 찬바람 맞은 매미처럼 다물고 있다고 한 噤若寒蟬(금약한선)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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孔子(공자)가 仁(인)에 대하여 제자 顔淵(안연)이 묻자 답한 내용에는 예가 아니면 보지도 말고, 듣지도 말고, 말하지도 말고, 행동하지도 말라(非禮勿視 非禮勿聽 非禮勿言 非禮勿動/ 비례물시 비례물청 비례물언 비례물동)는 것이 있다. 예가 아니면 말하지 말라는 것은 무턱대고 입 다물지 말고, 말하는 것에 신중을 기하여 이치를 따져 보고 말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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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 교수의 ‘一針(일침)’에는 말하기와 침묵하기에 대해 여러 조선 문인들의 가르침을 소개하고 있어 흥미롭다. 먼저 조선 중기의 문신 申欽(신흠, 1566~1628)이 象村稿(상촌고)에서 말한다. ‘말해야 할 때 침묵을 지키는 것도 그르고, 침묵해야 할 때 말하는 것도 그르다. 반드시 말해야 할 때 말을 하고, 침묵해야 할 때 침묵해야만 군자라 할 수 있다(當語而嘿者 非也 當嘿而語者 非也 必也當語而語 當嘿而嘿 其唯君子乎/ 당어이묵자 비야 당묵이어자 비야 필야당어이어 당묵이묵 기유군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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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의 유학자 李恒老(이항로, 1792~1868)는 그의 문집 華西集(화서집)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말해야 할 때 말하는 것은 진실로 굳센 자만이 능히 한다. 침묵해야 할 때 침묵하는 것은 대단히 굳센 자가 아니면 능히 하지 못한다(當言而言 固强者能之 當默而默 非至强不能也/ 당언이언 고강자능지 당묵이묵 비지강불능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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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 덕행과 문장으로 유명했던 학자 金邁淳(김매순, 1776~1840)은 결론짓는다. ‘물었는데 대답을 다하지 않는 것을 함구라 하고, 묻지 않았는데도 내 말을 다해주는 것은 수다라 한다(問而不盡吾辭 其名曰噤 不問而惟吾辭之盡 其名曰囋/ 문이부진오사 기명왈금 불문이유오사지진 기명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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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에 온갖 계획이 들어있다고 해도 말 안하면 귀신도 모른다. 말 잘 하는 사람이 나서 온갖 주장을 늘어놓을 때 아니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용자다. 침묵이 무조건 미덕인 것만은 아니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2024년 3월 9일 토요일

어묵찬금語嘿囋噤 – 말하기와 입 다물기, 잘 분간하여 말하다.

어묵찬금語嘿囋噤 – 말하기와 입 다물기, 잘 분간하여 말하다.

어묵찬금(語嘿囋噤) – 말하기와 입 다물기, 잘 분간하여 말하다.

말씀 어(言/7) 고요할 묵(口/12) 기릴 찬(口/19) 입다물 금(口/13)

잘 쓰이지 않는 어려운 한자로 모은 이 성어는 모두 말과 관계가 있다. 語(어)는 말하다, 嘿(묵)은 입을 다물어 고요하다, 囋(찬)은 기리다 외에 시끄럽게 떠들다, 噤(금)은 입 다물다, 닫다란 뜻이다. 말하는 것과 입 다문 것을 나란히 세워 말하는 것도 중요하고, 침묵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니 자리를 잘 분간하여 해야 한다는 의미를 지녔다.

입은 모든 재앙의 문이라며 口禍之門(구화지문), 禍生於口(화생어구) 등을 비롯한 많은 성어가 말을 조심하라고 가르쳤다. 반면 침묵이 아무리 금이라 하여 입 무거운 것을 훌륭하다고 떠받들어도 말을 해야 할 때는 해야 한다는 성어도 적지만 있다. 말을 해야 할 자리에 입을 꾹 닫고 있는 모습을 비꼬아 찬바람 맞은 매미처럼 다물고 있다고 한 噤若寒蟬(금약한선)이 그것이다.

孔子(공자)가 仁(인)에 대하여 제자 顔淵(안연)이 묻자 답한 내용에는 예가 아니면 보지도 말고, 듣지도 말고, 말하지도 말고, 행동하지도 말라(非禮勿視 非禮勿聽 非禮勿言 非禮勿動/ 비례물시 비례물청 비례물언 비례물동)는 것이 있다. 예가 아니면 말하지 말라는 것은 무턱대고 입 다물지 말고, 말하는 것에 신중을 기하여 이치를 따져 보고 말하라는 것이다.

정민 교수의 ‘一針(일침)’에는 말하기와 침묵하기에 대해 여러 조선 문인들의 가르침을 소개하고 있어 흥미롭다. 먼저 조선 중기의 문신 申欽(신흠, 1566~1628)이 象村稿(상촌고)에서 말한다. ‘말해야 할 때 침묵을 지키는 것도 그르고, 침묵해야 할 때 말하는 것도 그르다. 반드시 말해야 할 때 말을 하고, 침묵해야 할 때 침묵해야만 군자라 할 수 있다(當語而嘿者 非也 當嘿而語者 非也 必也當語而語 當嘿而嘿 其唯君子乎/ 당어이묵자 비야 당묵이어자 비야 필야당어이어 당묵이묵 기유군자호).’

조선 후기의 유학자 李恒老(이항로, 1792~1868)는 그의 문집 華西集(화서집)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말해야 할 때 말하는 것은 진실로 굳센 자만이 능히 한다. 침묵해야 할 때 침묵하는 것은 대단히 굳센 자가 아니면 능히 하지 못한다(當言而言 固强者能之 當默而默 非至强不能也/ 당언이언 고강자능지 당묵이묵 비지강불능야).’

조선 후기 덕행과 문장으로 유명했던 학자 金邁淳(김매순, 1776~1840)은 결론짓는다. ‘물었는데 대답을 다하지 않는 것을 함구라 하고, 묻지 않았는데도 내 말을 다해주는 것은 수다라 한다(問而不盡吾辭 其名曰噤 不問而惟吾辭之盡 其名曰囋/ 문이부진오사 기명왈금 불문이유오사지진 기명왈찬).’

속에 온갖 계획이 들어있다고 해도 말 안하면 귀신도 모른다. 말 잘 하는 사람이 나서 온갖 주장을 늘어놓을 때 아니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용자다. 침묵이 무조건 미덕인 것만은 아니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