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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7월 1일 토요일

어쩌다 어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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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어른

사실은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어른이 되는 것은 과연 어떤 건지,

어떻게 하면 될 수 있는 것인지도 알 수 없다.

어쩌다 보니

`어른`이라 불리는 나이가 되어버렸고,

몸은 조금씩 노화의 징후를 보이는데,

마음은 여전히 말랑해서

작은 스침에도 쉽게 상처가 난다.

이적의 노래처럼 아직은 내 앞에 놓여 있는

삶의 짐이 버겁고 두려울 뿐이다.

이렇게 생각하기로 한다.

스무 살의 나와 지금의 나,

분명 지금의 나는 스무 살의 나보다

나 자신을 덜 아프게 받아들이게 되었다.

내가 갖지 못한,

잘하지 못하는 많은 것들에 대해

자신을 비난하지 않고

담담히 인정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조금씩,

나 자신과 세상과 화해하며

어른이 되어가는 것이라고,

마흔이 되어도 쉰이 되어도

여전히 성장통은 있을 테지만,

지금보다는 훨씬 덜 쓰라리기를 기대하며.

-이영희 ‘어쩌다 어른’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