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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31일 일요일

업둥이

■ 업둥이

■ 업둥이

“우리 집에 업둥이가 들어왔다.”

요즘에는 아주 드문 일이지만, 먹고 살기가 어려웠던 시절에는 간혹 보자기에 싼 갓난아이를 남의 집 문 앞에 몰래 갖다 놓고 가는 경우가 있었다. 형편이 어려워 키우기가 어렵거나 사정상 키울 수 없는 경우, 넉넉해 보이는 집 앞에 밤중에 몰래 보에 쌓인 아이만 달랑 놓아 두고 가는 것이다. 아이의 이름이나 생년월일, 아이를 놓고 가는 사연 등을 적은 쪽지라도 끼워져 있는 경우는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축복받지 못한 생명일지라도 자기 자식인데, 버리고 가는 부모의 심정이야 오죽하겠는가. 먹고 살기 힘든 시절에 입 하나라도 줄이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으리라 짐작된다.

주로 자식이 없는 집 앞에 버려지며, 보통 그 집에서 거두어 키우게 된다.(아마도 평소에 눈여겨보아 둔 집일 터이다.) 이렇듯 문 앞에 누군가가 갖다 놓고 간 아이를 주워 기를 때 이 아이를 ‘업둥이’라고 한다. 물론 우연히 얻어서 기르는 아이도 ‘업둥이’라고 한다. 하지만, ‘업둥이’에는 버려진 아이라는 나쁜 의미는 들어 있지 않다. 오히려 복을 몰고 들어온 아이라는 좋은 의미가 들어 있다.

‘업둥이’는 ‘업’에 접미사 ‘-둥이’가 결합된 단어이다. ‘업’은 본래 ‘한 집안의 살림을 보호하거나 보살펴 준다고 하는 귀신, 동물, 사람’을 가리킨다. 그것이 귀신이면 ‘업귀신’이라 하고, 그것이 동물이면 ‘업구렁이, 업두꺼비, 업족제비’라고 한다. 이들은 집안에 살면서 재물을 늘려주는 상서로운 귀신이나 동물이기 때문에 함부로 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들이 불미스러운 일로 다치거나 집을 나가면 그 집안에 액운이 낀다고 믿었다. ‘업족제비 비행기를 탔다’는 말은 집안의 재산을 늘려준다고 하는 업족제비가 비행기를 타고 몰래 가 버렸다는 뜻으로, 집안이 망하여 모든 일이 잘 안되는 경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업’이 사람이라면 ‘업둥이’가 된다. ‘-둥이’는 명사 뒤에 붙어 ‘그러한 성질이 있거나 그와 긴밀한 관계가 있는 사람’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이다. ‘귀염둥이, 막내둥이, 바람둥이, 해방둥이’ 등이 있다. ‘-둥이’는 한자 ‘동(童)’에 접미사 ‘-이’가 결합된 ‘동이’가 접미사화된 것이다. ‘-둥이’가 본래 ‘어린아이’를 뜻하므로 ‘업둥이’는 ‘업’과 같이 집안에 행운을 가져다주는 보배로운 존재이니 귀하게 대접해야 한다고 믿었을 것이다. ‘우연히 얻은 복덩어리’라는 뜻으로 ‘얻은 복이’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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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공 : KIMSEM의 역사로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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