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삼살인曾參殺人 - 증삼이 사람을 죽이다, 엉뚱한 소문
증삼살인(曾參殺人) - 증삼이 사람을 죽이다, 엉뚱한 소문
일찍 증(曰/8) 석 삼(一/2) 죽일 살(殳/7) 사람 인(人/0)
증삼이 살인을 했다면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다. 더구나 사람됨을 가장 잘 아는 어머니가 믿을 리 없다. 증삼이 누구인가? 孔子(공자)의 제자로 曾子(증자)로 불리며 顔子(안자)와 함께 가장 훌륭한 제자에 드는 사람이다. 하루에 세 번씩 자신이 한 일을 반성한다는 三省吾身(삼성오신)의 주인공으로 공자의 도를 계승하여 동양의 五聖(오성)중 한 사람으로 불린다. 공자와 안자, 그리고 子思(자사), 孟子(맹자)와 함께이다. 그 뿐 아니다. 어머니를 지극한 정성으로 모신 효행은 二十四孝(이십사효)의 한 사람으로 꼽게 했다. 이런 증삼이 살인을 하다니 어찌된 일일까.
증삼이 魯(노)나라의 費城(비성)이란 곳에 있을 때였다. 이 마을에 증삼과 이름과 성이 같은 일족이 살았는데 이 同名異人(동명이인)이 사람을 죽여 체포된 적이 있었다. 어떤 사람이 달려와 어머니에게 증삼이 살인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아들이 그럴 리 없다며 태연하게 베 짜는 일을 계속했다.\xa0
얼마 후 또 한 사람이 뛰어와 아들이 사람을 죽였다고 해도 태연히 할 일을 계속했다. 다시 얼마 뒤 다른 사람이 달려와 증삼의 어머니께 아들이 살인을 했다고 외쳤다. 그러자 증삼의 어머니는 착한 아들이 사람을 죽였다는 사실을 믿고 두려운 나머지 담장을 넘어 도망했다. 증삼의 현명함과 어머니의 신뢰에도 불구하고 여러 사람이 그를 의심하자 가까운 식구조차 믿음을 거두게 된 것이다. 이 이야기는 劉向(유향)이 전국시대 전략가들의 책략을 모은 ‘戰國策(전국책)’의 秦策(진책)에 비유로 든 것이다.\xa0
三人成虎(삼인성호)와 똑 같은 말이다. 한 사람이 번잡한 거리에 범이 나타났다고 해도 믿지 않다가 두 사람, 세 사람이 거듭해서 말하면 믿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는 뜻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거듭 자기에 유리한 말을 퍼뜨려 남을 모해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로 쓰게 됐다. 반면 여러 사람이 바른 말을 해도 자기 유리한 대로만 고집을 부리고 전연 믿지 않는 吾不關焉(오불관언)도 문제다. /\xa0제공 : 안병화 (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