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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15일 금요일

여류시인 이옥봉 5편

■ 여류시인 이옥봉 5편

■ 여류시인 이옥봉 5편

조원의 고손자인 조정만(趙正萬)이 남긴 《이옥봉행적》에 그녀에 대한 행적이 일부 남아 있으며 《명시종(明詩綜)》 《열조시집(列朝詩集)》 《명원시귀(名媛詩歸)》등에 그녀의 작품이 전하고 있다.

《閨情(규정)》

『有約郞何晩(유약랑하만) 약속을 해 놓고 임은 어찌 이리 늦나

庭梅欲謝時(정매욕사시) 뜰에 매화는 다 지려고 하는데

忽聞枝上鵲(홀문지상작) 갑자기 가지 위에서 까치소리 들리니

虛畵鏡中眉(허화경중미) 헛되이 거울 보며 눈썹 그리네』

이 시에는 온다고 한 때가 지나도 오지 않는 임을 기다리는 여인의 마음이 잘 나타나 있다.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온다는 말에 의지하여 오늘은 혹시 임이 올까 헛된 기대 속에 화장을 하는 여인의 모습이 애처롭게 느껴지는 시이다.

《閨恨(규한)》

『平生離恨成身病(평생이한성신병) 평생 이별의 한이 몸의 병 되어

酒不能療藥不治(주불능료약불치) 술도 달래지 못하고 약으로 고칠 수도 없네

衾裏泣如氷下水(금리읍여빙하수) 얼음 밑 흐르는 물처럼 이불 속에서 눈물 흘리니

日夜長流人不知(일야장류인부지) 밤낮을 울어도 사람들은 모르리』

평생 이별의 한이 깊어 이제는 몸에 병이 되었다. 이별로 인한 병은 술이나 약으로는 달랠 수 없다. 그 병은 오직 임만이 고칠 수 있는 것인데, 임은 볼 수 없으니 밤낮으로 이불 속에서 울 수밖에 없다. 이별의 슬픔이 한으로 이어져 끝내 병을 얻은 애처로움을 잘 표현하고 있는 작품이다.

옥봉의 시에는 임을 그리워하며 기다리는 마음을 담은 시가 많다. 소실이라는 신분 자체가 임을 기다리고 그리워해야 하는 처지인데다가 친정으로 쫓겨난 처지여서 임을 기다리는 마음은 더욱 간절할 수밖에 없었다. 조선시대 남존여비 사회구조에서 동시대 어느 누구보다도 사랑과 이별을 아프게 노래한 여류시인이다.

♣ 제공 : KIMSEM의 ‘역사로 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