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미지급燃眉之急 – 눈썹에 불붙은 듯이 위급하다.
연미지급(燃眉之急) \xa0– 눈썹에 불붙은 듯이 위급하다.
탈 연(火/12) 눈썹 미(目/4) 갈 지(丿/3) 급할 급(心/5)
‘눈썹에 불이 붙는다’는 표현이 있다. 예기치 않은 큰 걱정거리가 닥쳐 매우 위급하게 된 것을 이른다. 눈과 가장 가까운 눈썹까지 위험을 느끼게 되면 막다른 곳에 몰린 것으로 이에 비유한 성어가 많다. 禪(선)의 대의를 밝힌 입문서라 하는 五燈會元(오등회원)에서는 불이 눈썹을 태우는 것이 가장 화급하다며 火燒眉毛(화소미모)라 했다. 눈썹에 불이 붙은(燃眉) 듯이 위급하다(之急)는 이 성어도 여기에서 나와 燒眉之急(소미지급)이나 焦眉之急(초미지급) 등의 비슷한 말이 더 만들어졌다. 落眉之厄(낙미지액)이나 焦眉之厄(초미지액)에도 눈썹이 들어간다. \xa0
중국 삼국시대의 吳(오)나라에 張昭(장소, 156~236)라는 모사가 있었다. 그는 赤壁大戰(적벽대전)에서 魏(위)의 대군을 물리치게 되는 周瑜(주유)의 추천으로 오왕 孫策(손책)의 막하에 들어간 이후 문무의 모든 일을 처결할 정도로 신임을 얻었다. 손책이 유명을 달리 하면서 장소에게 동생 孫權(손권)을 보좌하도록 특명을 내렸다. 장소는 성품이 강직하여 자주 직간을 했는데 손권은 張公(장공)이라 높여 부르면서도 무척 어려워했다.
‘三國志演義(삼국지연의)’에 장소의 불같은 성격을 나타내는 대목이 나온다. 위나라의 曹操(조조)가 승상이 되어 천자를 끼고 전횡을 일삼자 각 지역의 세력들은 반항하기 시작했다. 蜀(촉)의 劉備(유비)와 오왕 손권도 조조의 대군을 감당하기 어려웠다. 이에 오나라와 연합하기 위해 원병을 청하러 온 諸葛亮(제갈량)에게 장소가 논쟁을 벌인다.\xa0
자신을 戰國時代(전국시대)의 명신 管仲(관중)이나 樂毅(악의)와 비교한다고 들었는데 유비의 휘하에 들어간 지 오래인데도 계속 땅을 내주고 달아난다고 비난하며 말한다. ‘이는 마치 눈썹에 불이 붙은 꼴로서 어찌 관중과 악의의 만분의 일이나 되겠소(有燃眉之急 豈有管樂萬分之一耶/ 유연미지급 기유관악만분지일야)?’\xa0
장소는 제갈량과 같은 徐州(서주) 출신으로 흥미를 위해서 설정한 허구라고 한다. 실제로는 이렇게 험담을 하지 않고 그의 재능을 높이 평가했다고 정사에는 나온다. 이들의 사실 여부는 중요하지 않고 위험한 일을 눈썹까지 불이 붙을 때라야 알게 되는 어리석음을 깨우치는 것이 중요하다. 산적한 문제를 앞에 두고 잘 되겠지, 설마 하는 마음가짐으로는 눈썹이 타올라도 위험을 느끼지 못한다.\xa0 / 제공\xa0: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