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오래된 편지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오래된 편지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23년 6월 14일 수요일

오래된 편지

오래된 편지

오래된 편지

당신의 편지 해질녘에

도착했습니다.

한 때의 햇살과

한 시절의 그리움 있어

아직도 따뜻했습니다.

나는 쉬 봉투를 뜯지 못하고

꼭꼭 눌러쓴 이름이며

당신이 계신 자리에

오래 눈길 머물렀습니다

어느새 멀리와 버린

시간의 강 거슬러

길 위에서 서성인

당신의 마음도 읽었습니다

봉투를 조금만 열어도

꽃을 숨긴 씨앗 몇

혹은 당신의 숨결

기억 저편으로 사라질까

침묵으로 가슴앓이 된

끊어진 말들 이으며

사는 일 하나 하나가

버리고 비워가는 일인가

그래서

그리워 할 수밖에 없는 것인가

생각하고 또 생각했습니다

제 몸 물들이고

한 풀 가벼워진

잎사귀 한 장 같은

당신의 편지

한 글자 한 글자

가슴의 못 뽑는 아픔으로 읽은들

돌이킬 수 없는 시간들

어찌할 것인가

끝내 봉투를 열지 못하고

오래된 편지로

가슴 안에 남았습니다

-‘사랑하면 알게 되는 것들’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