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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11일 월요일

온공자허溫恭自虛 - 가르침을 공손히 겸허하게 받다, 스승에 대한 제자의 태도

온공자허溫恭自虛 - 가르침을 공손히 겸허하게 받다, 스승에 대한 제자의 태도

온공자허(溫恭自虛) - 가르침을 공손히 겸허하게 받다, 스승에 대한 제자의 태도

따뜻할 온(氵/10) 공손할 공(心/6) 스스로 자(自/0) 빌 허(虍/6)

‘아버지로부터는 생명을 받았으나 스승으로부터는 생명을 보람 있게 하기를 배웠다.’ 스승의 가르침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말한 서양의 격언이다. 제자를 보기엔 스승만한 눈이 없다고 사람을 옳은 길로 인도하는 데에는 스승을 덮을 사람이 없다.

그러니 君師父一體(군사부일체), 스승의 은혜가 임금이나 부친과 같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은혜를 고마워했고, 어렵기도 해서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雁行避影(안행피영)이란 말이 나왔다. 스승을 어떻게 대해야 한다는 말이 많은 중에서도 가장 기본적인 것이 ‘管子(관자)’에 나오는 온순과 겸허의 이 성어다.

중국 최고의 재상으로 꼽히는 管仲(관중)은 鮑叔牙(포숙아)와의 우정 管鮑之交(관포지교)로 유명한 바로 그 사람이다. 春秋時代(춘추시대) 齊(제)나라에서 부국강병에 힘썼고 자신을 발탁한 桓公(환공)을 中原(중원)의 覇者(패자)로 만들었다. 관중의 가르침을 후대의 사람들이 썼다는 책 관자에는 法家(법가)의 사상을 위주로 여러 학파의 잡다한 지식을 포함하고 있다. 그 중 弟子職(제자직) 편에 학생들이 지켜야 하는 법도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배움의 태도뿐 아닌 식사, 청소, 잠자리 돌보기 등 참으로 상세한 내용이다.

첫 부분에 이 성어의 가르침이 나온다. ‘선생님이 가르침을 베풀 때 제자는 이를 본받아서, 온화하고 공손한 태도로 겸허하게 배워 이를 극진히 해야 한다(先生施教 弟子是則 溫恭自虛 所受是極/ 선생시교 제자시즉 온공자허 소수시극).’ 이 뒤에 따르는 말도 너무나 원칙적인 옳은 이야기라 소개해보자.

‘선한 것을 보면 이를 따르고, 옳은 것을 들으면 실천한다(見善從之 聞義則服/ 견선종지 문의즉복). 온화하고 유순하며 부모에 효도하고 형제와는 우애롭게 하여, 제 능력을 믿고 교만하게 되어선 안 된다(溫柔孝悌 毋驕恃力/ 온유효제 무교시력).’

제자의 능력을 잘 파악하고 더욱 북돋아 자신을 능가하면 靑出於藍(청출어람)이라 하여 스승이 더욱 가르친 보람을 느낀다. 훌륭한 스승이 대부분인 중에 가르치는 교사가 많아지다 보니 제자와 추문이 일어나는 등 일탈하는 사람이 나타난다.

이런 사람이 아주 소수인데도 학부모와 심지어 제자까지 함부로 대해 폭력을 휘두르는 일까지 종종 일어난다. 오죽했으면 은혜를 기리고 존중해야 하는 스승의 날까지 없애야 한다고 하는 청원이 나올까. 교권이 무너지면 나라의 앞날이 어둡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