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실 호칭의 이모저모
■ 왕실 호칭의 이모저모
조선시대 왕 중에는 왕위를 물려줄 후사(後嗣)없이 승하한 왕이 몇 명 있다. 이 경우, 직계 대신 방계(傍系)에서 왕을 영입하게 되는데, 이 때 왕이 된 사람을 낳아준 생부(生父)에게 붙여주는 명칭이 ‘대원군’이다.
명종의 뒤를 이은 선조나 반정으로 등극한 인조, 그리고 방계에서 영입한 철종의 생부는 모두 이미 죽었으므로 사후에 대원군으로 추존되었던 반면, 철종이 후사 없이 죽고 즉위한 고종의 아버지 흥선군만은 유일하게 생존 당시 대원군의 칭호를 받아 ‘흥선대원군’ 으로 불리게 된다. 살아있는 왕의 아버지, 그래서 흥선대원군은 막강한 세력을 가지고 어린 고종을 대신하여 약 10여 년간 정국을 주도하게 된다.
왕비의 아버지, 즉 왕의 장인에게 주었던 칭호가 부원군(府院君)인데, 이 명칭은 대체로 그들의 본관(本貫)에 맞추어 부여한다. 예를 들어, 선조의 장인인 박응선의 경우 반성부원군(潘城府院君)이고, 또 다른 장인인 김제남은 연흥부원군으로 각각 그들의 본관 지명(地名)을 딴 것이다.
같은 왕의 자식이라도 왕비 소생의 왕자는 ‘대군(大君)’ 후궁 소생의 왕자는 ‘군(君)’ 으로 불렀다. 왕비는 공식적으로 한명이고 후궁은 여러 명 둘 수 있었으므로, 당연히 ‘대군’보다는 ‘군’ 의 숫자가 훨씬 많다. 왕녀의 경우도 적서차별에 의해 왕비 소생의 딸은 ‘공주’, 후궁의 몸에서 태어난 딸은 ‘옹주’ 라고 불렀다. 공주나 옹주의 남편은 둘 다 ‘위(尉)’ 라는 칭호로 불리지만, 품계 상 공주에게 장가든 부마(왕의 사위)는 처음부터 종1품에 해당하고 옹주의 남편은 종2품에 해당한다.
왕비는 품계를 초월한 존재이지만, 후궁들은 모두 내명부의 품계를 받았다.
정1품 ‘빈(희빈, 공빈, 인빈)’에서부터 종1품 ‘귀인’ · 정2품 ‘소의’ · 종2품 ‘숙의’ · 정3품 ‘소용’ · 종3품 ‘숙용’ · 정4품 ‘소원’ · 종4품 ‘숙원’ 등이 있다. 이는 왕의 총애를 받은 정도, 자녀 생산 여부, 왕자를 낳았는가 여부, 그 왕자가 세자가 되었는가 여부 등에 따라 결정되었다. 우리 귀에 익은 장희빈(張禧嬪)은 후에 경종이 된 왕자를 낳았으므로 ‘희빈’에 해당하는 정1품 품계를 받았다. 사극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조귀인’ ‘정소용’ ‘이숙원’ 하는 것은 후궁들이 받은 품계 앞에 성씨를 붙인 것이다.
♣ 제공 : KIMSEM의 ‘역사로 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