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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8일 월요일

와신상담臥薪嘗膽 - 섶에 누워 자고 쓸개를 맛보다, 원수 갚으려 고초를 견디다.

와신상담臥薪嘗膽 - 섶에 누워 자고 쓸개를 맛보다, 원수 갚으려 고초를 견디다.

와신상담(臥薪嘗膽) - 섶에 누워 자고 쓸개를 맛보다, 원수 갚으려 고초를 견디다.

누울 와(臣/2) 섶 신(艹/13) 맛볼 상(口/11) 쓸개 담(肉/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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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 원수를 사랑하고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위해 기도하라.’ 예수님의 가르침이다. 하지만 혈족을 중시했던 고대 중국에선 정반대로 깨우친다. 아버지를 살해한 원수와는 不俱戴天(불구대천)이라 하여 같은 하늘 아래 함께 살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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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수를 잊지 않기 위해 장작을 쌓은 섶 위에서 자고(臥薪), 쓰디쓴 곰의 쓸개를 핥으며(嘗膽) 복수의 칼날을 벼른다는 이 성어가 온갖 수모를 견디고 고초를 이겨낸다는 많은 말 중에서도 대표적이다. 한 때의 욕되는 것을 참아 큰일을 이루어낸다는 忍辱負重(인욕부중)보다 더욱 처절하다. 꼭 원수 갚는 것이 아니라도 큰 뜻을 이루기 위해 분투하는 것을 가리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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春秋時代(춘추시대, 기원전 770년~403년) 인접한 吳(오)나라와 越(월)나라는 吳越之間(오월지간)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다. 이 두 나라의 일진일퇴 피 튀기는 세력다툼이 ‘史記(사기)’나 ‘十八史略(십팔사략)’에 흥미진진하게 실려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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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왕 句踐(구천)과의 싸움에서 화살을 맞은 오왕 闔閭(합려)는 상처가 악화돼 죽으면서 태자 夫差(부차)에게 반드시 원수를 갚으라며 유언을 남겼다. 부차는 섶 위에서 자면서 복수를 다짐했고, 출입하는 신하에게도 부친의 유언을 외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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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천이 范蠡(범려, 蠡는 좀먹을 려)의 간언도 듣지 않고 복수심에 불타는 부차를 공격했다가 대패하여 會稽山(회계산)까지 쫓겨 포위당했다. 이번에는 거꾸로 구천이 부차의 신하가 되겠다는 굴욕적인 항복을 하고 3년간 마구간을 치우는 수모를 견딘다. 오나라의 속령이 된 월나라로 돌아온 구천은 곁에 쓸개를 두고 앉으나 서나 쓴맛을 보며 회계의 치욕을 상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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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계획을 세우고 은밀히 군사를 훈련하는 한편 부차에게 미인 西施(서시)를 바치고 간신 伯嚭(백비, 嚭는 클 비)를 비롯한 그의 신하들에게 뇌물을 뿌렸다. 마침내 월왕 구천은 오왕 부차를 쳐 항복을 받아내는데 성공했다. 구천이 승자의 아량으로 오왕에게 여생을 보내도록 했으나 부차는 자결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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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한국전쟁은 일제에 강탈당한 우리 강토를 되찾은 지 5년 만에 다시 초토화시켰다. 자원도 없는데다 모든 것이 파괴되어 1인당 GNP 50달러 전후의 세계 최빈국으로 꼽혔던 한국이 온갖 고초를 이겨내며 세계 10위권의 경제국으로 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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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이 지나도 복구되지 못할 것이라는 맥아더 장군의 비관적 전망을 깼다, 한 영국인이 쓰레기통에서 장미꽃 피기를 기다리는 것과 같다고 했던 민주화도 이뤘다. 모든 악조건을 이겨낸 성취를 생각하며 근래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희망을 가질 일이다.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