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시호보ㅣ鷹視虎步
응시호보ㅣ鷹視虎步
○ 매의 눈빛과 범의 걸음걸이, 흉악한 사람의 외모
○ 鷹(매 응) 視(볼 시) 虎(범 호) 步(걸음 보)
처음 만났을 때 상대방이 용의 얼굴과 호랑이의 눈썹을 가진 龍顔虎眉(용안호미)로 느낀다면 엄숙함에 위압을 느낀다. 용처럼 날뛰고 범처럼 걷는다는 龍驤虎步(용양호보)의 인상을 주었다면 용맹스런 영웅의 모습을 연상한다. 그런데 상상의 용은 보지 못했으니 상상이겠고, 매와 같은 눈빛(鷹視)에 호랑이 같은 걸음걸이(虎步)라면 날카로운 매가 연상되니 흉악한 사람의 외모를 형용하는 말이 된다. 매 눈초리에 이리의 걸음 鷹視狼步(응시낭보)라 해도 같은 뜻이다.
春秋時代(춘추시대) 楚(초)나라의 간신 費無忌(비무기)의 모함으로 부친을 잃은 伍子胥(오자서)는 吳(오)나라 闔閭(합려)의 휘하로 망명했다. 얼마 뒤 같은 처지의 伯嚭(백비, 嚭는 클 비)도 귀순해 오자 오자서는 연회를 베풀고 환대했다. 연회에 참석하고 있던 被離(피리)라는 대부가 오자서에게 말했다. ‘백비는 눈길이 매와 같고 범과 같이 걸으니, 필시 살인을 저지를 나쁜 상(鷹視虎步 專功擅殺之性/ 응시호보 전공천살지성)’이라며 가까이 하지 말라고 했다. 擅은 멋대로할 천. 오자서는 백비와 같은 원한을 지녔기 때문이라며 충고를 듣지 않았다. 결국 越(월)나라와 내통한 백비에 의해 오자서는 억울하게 죽음을 당했다. 後漢(후한)의 趙曄(조엽)이 쓴 ‘吳越春秋(오월춘추)’에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