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이 세상에서 가장 넉넉한 집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이 세상에서 가장 넉넉한 집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25년 12월 10일 수요일

이 세상에서 가장 넉넉한 집

이 세상에서 가장 넉넉한 집

이 세상에서 가장 넉넉한 집

이 세상에서

가장 넉넉한 집은

당신 맘속에

들어있는 생각의 집이다.

대문도 울타리도 문패도 없는

한 점 허공 같은

강물같은 그런 집이다.

불안도 조바심도 짜증도

억새 밭 가을 햇살처럼

저들끼리 사이좋게 뒹군다

아무리 달세 단칸방에서

거실 달린 독채집으로 이사를 가도

마음은 늘 하얀 서리 베고 누운

겨울 들판처럼 허전하다.

마침내 40평 아파트

열쇠를 움켜쥐어도

마음은 아파트 뒤켠

두어 평 남새 밭

만큼도 넉넉치 못하다.

세상에서

가장 분양받기 힘든 집은

마음 편안한 무욕의 집이다

그런집에서 당신과 살고 싶다.

때묻고 구김살 많은 잡념들은

손빨래로 헹구어 내고

누군가가 수시로 찌르고 간

아픈 상처들도

너와 나의 업으로

보듬고 살자 어쩌랴.

나의 안에 평수를

늘려가는 고독의 무게

지워도 우리 삶의 무시로 뜨는

저 허망의 푸른 그늘을

좋은 생각으로 버무린 나물에

고집스런 된장찌개가 끓는

밥상앞에 당신과 마주 앉아

따스한 얘기를 나누고 싶다.

"

-권윤택 / 삶의 36.5°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