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순신 1편
■ 이순신 1편
이순신(李舜臣, 1545~1598)은 우리나라 역사에서 손꼽히는 위대한 인물 중 한 사람이다. 그를 추앙하는 수식어 ‘성웅(聖雄)’이라는 칭호는 그 자체로 그가 범접할 수 없는 경지에 있음을 나타내지만, 그는 천부적 재능과 순탄한 운명을 가진 인물이 아니라, 수많은 역경과 난관을 강직한 성품과 치열한 노력으로 돌파한 인물이다.
이순신은 조선 인종 1년(1545) 3월 8일 서울 건천동(乾川洞:현재 중구 인현동)에서 태어났다. 자는 여해(汝諧), 시호는 충무(忠武)다. 본관은 덕수(德水)로 아버지는 이정(李貞)이고 어머니는 초계 변씨(草溪卞氏)다. 그는 셋째 아들이었는데, 두 형은 이희신(李羲臣), 이요신(李堯臣)이고 동생은 이우신(李禹臣)이다. 그와 형제들의 이름은 중국 고대의 삼황오제(三皇五帝) 중에서 복희씨와 요·순·우 임금에서 따온 것이다. ‘신(臣)’은 돌림자여서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지만, 부모는 아들들이 그런 성군을 섬기는 훌륭한 신하가 되라는 바람을 담았다고 추측할 수도 있다. 이순신이 성군을 만났는지는 말하기 어렵지만, 훌륭한 신하의 한 표본이 되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이순신은 원래 문신 가문이다. 이순신의 5대조 할아버지 이변은 세종 이후 역대 임금을 모신 외교 전문가였고, 덕수 이씨 가문을 크게 일으킨 인물이었다. 그는 중국어에 능했고 성품이 강직했으며, 홍문관 대제학을 거쳐 영중추부사에 이른다. 증조부 이거는 타협하지 않는 성품으로 ‘호랑이 장령’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었고, 성종과 연산군 시절의 고위 공직자였다. 비교적 순조롭고 성공적인 출세를 이어왔던 이순신의 가문은 조부 이백록(李百祿)과 아버지 이정 모두 과거에 급제하지 못했고, 벼슬길에도 오르지 못했다. 그 주요한 까닭은 조부 이백록이 조광조(趙光祖) 일파로 간주되어 관직에 나아가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이순신의 아버지 이정은 벼슬길에 뜻을 두지 않았고, 어머니인 변씨가 바느질품을 팔아 어려운 살림살이를 겨우 꾸려나갔다.
아버지 이정과 어머니 변씨는 장남 이희신과 차남 이요신을 문과로 보내길 희망했다. 특히 이요신의 경우 문재(文才)가 아주 뛰어나 류성룡과 막역한 친구가 될 만큼 장래가 촉망되는 문과 지망생이었고, 동생인 이순신도 문과 급제를 위해 학문에 힘쓰고 있었다. 그런 이순신이 왜 무과에 도전하고, 재수를 해 가면서까지 급제하여 후일 조선의 국난을 극복하는 삼도수군통제사에까지 이르게 된 것일까? 운명이었을까?
몇 살까지라는 확실한 기록은 찾을 수 없지만, 이순신은 태어난 서울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 시절에 이순신은 자신의 일생에 중요한 영향을 끼칠 뛰어난 인물을 만났다. 나중에 영의정이 되는 서애(西厓) 유성룡(柳成龍, 1542~1607)이다.
- 2편에 계속
♣ 제공 : KIMSEM의 ‘역사로 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