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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8일 금요일

◇ 빚투 대신 "종잣돈 모을 때"라던 부장님, 이유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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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국민의 연령대별 저축률이 50대를 넘어서면서부터 크게 높아지는데 이런 현상은 우리 사회가 1997년 외환위기 충격을 겪은 이후부터 두드러진 것으로 분석됐다. 외환위기를 겪기 전에는 50대가 되어도 저축률이 상승하는 경향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발간된 보험연구원 ‘고령화 리뷰’에 따르면 이태열 선임연구위원은 ‘고령층 가구의 저축률 상승 현상’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도시 가구의 연령별 저축률이 50대 이상 연령층으로 갈수록 더 높아진다고 진단했다.

이 연구위원은 도시가계조사 통계의 흑자율을 저축률로 보고 연령대별 (2016년 기준) 저축률을 살펴봤다.

그 결과 60대 이상이 33.0%로 가장 높았고 50대(31.8%), 39세 이하(29.45%), 40대(23.4%)가 뒤를 이었다. 높은 교육비 부담으로 40대의 저축률이 낮다는 점을 고려해 관련 지표를 보정해봐도 50~60대 이상 저축률이 가장 높은 건 그대로였다.

1997년 말 금 모으기운동을 벌이고 있는 경기도 고양시 새마을지회 회원들 모습. 국민일보DB

1997년 말 금 모으기운동을 벌이고 있는 경기도 고양시 새마을지회 회원들 모습. 국민일보DB

이 현상은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에 직격탄을 맞은 뒤 두드러졌다는 게 이 연구위원의 분석이다.

1990∼2006년 40대였던 가구가 50대가 되는 10년 후 저축률 변화 추이를 추적해 비교한 결과 ‘10년 뒤 저축률 상승’이 뚜렷해진 시점은 1998년쯤으로 추정됐다.

1998년 이전 40대 가구는 10년 뒤 50대가 되더라도 저축률이 상승하는 경향이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같은 기간 50대 가구가 10년 뒤 저축률이 높아지는 경우도 1999년 무렵부터 관찰됐다.

외환위기를 겪은 이후부터 50~60대가 되면 저축을 확대하는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 연구위원은 “외환위기를 계기로 50대 이후 저축을 확대하는 현상이 시작됐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해석했다.

이 연구위원은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금리가 빠르게 하락하면서 노후에 대한 걱정이 커진 점을 이 같은 현상의 한 이유로 꼽았다.

그는 “60세 이상 가구의 소득수준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음에도 불구하고 저축률이 가장 높다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밝혔다. 그 배경으로 “금리가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하면서 노후를 대비해 더 많은 원금을 마련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끼게 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기대수명이 급속도로 길어지면서 노후에 필요한 자산이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했다고 봤을 가능성도 크다”고 추정했다.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