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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3일 수요일

상명지통喪明之痛 - 눈이 멀 정도의 아픔, 자식의 죽음

상명지통喪明之痛 - 눈이 멀 정도의 아픔, 자식의 죽음

상명지통(喪明之痛) - 눈이 멀 정도의 아픔, 자식의 죽음

잃을 상(口-9) 밝을 명(日-4) 갈 지(丿-3) 아플 통(疒-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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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이르는 말에는 갖가지가 있다. 생전의 지위에 따라, 종교에 따라 각기 다르다. 하늘이 무너진 天崩(천붕)은 임금의 죽음을 말하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아픔을 말하게 됐고 地崩(지붕)은 반대로 어머니의 죽음을 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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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나 조부모보다 자식이 먼저 갔을 때의 慘慽(참척)과 함께 쓰는 斷腸之哀(단장지애)는 어미 원숭이의 창자가 끊어진 데서 나왔다고 했다. 이 성어는 西河之痛(서하지통)과 유래가 같다. 하늘과 땅이 무너지는 부모상보다 애끊고 눈이 멀게 된 자식의 죽음이 평생 가슴에 새겨진다는 말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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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을 먼저 보내고 시력을 잃은 불행의 주인공은 孔子(공자)의 제자 子夏(자하)다. 그는 공자보다 44세 아래로 스승으로부터 詩經(시경)을 함께 논할 수 있다고 할 정도로 문학이 뛰어난 孔門十哲(공문십철)의 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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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史記(사기)" 내용을 보자. "자하는 서하에 살면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위문후의 스승이 되었다. 자식이 죽은 뒤 너무 슬퍼하여 소리 내어 울다가 눈이 멀었다(子夏居西河教授 爲魏文侯師 其子死 哭之失明/ 자하거서하교수 위위문후사 기자사 곡지실명)." 仲尼弟子(중니제자) 열전에 간단히 언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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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禮記(예기)" 檀弓上(단궁상)에는 이야기가 나온다. 자하가 아들을 잃고 상심하여 통곡하다 그만 시력을 잃고 말았다(喪其子而喪其明/ 상기자이상기명). 역시 공자의 뛰어난 제자 曾子(증자)가 문상했을 때 자하는 더욱 서러워하며 죄도 없는데 아들이 죽었다고 하늘을 원망했다. 증자가 꾸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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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하의 백성들이 공자로 떠받들어도 변명 않았고, 부모상을 당했을 때보다 더 애통해했고, 거기에 눈을 잃을 정도로 슬퍼하니 죄가 크다고 했다. 자하가 지팡이를 던지며 잘못을 시인했다. /\xa0\xa0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