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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6월 21일 수요일

잘못 써내려온 문장이 있듯이

잘못 써내려온 문장이 있듯이

잘못 써내려온 문장이 있듯이

잘못 살아온 세월도 있다.

바닷가에 앉아서

수평을 보고 있으면

땅에서 잘못 살아온 사람들이

바다를 찾아오는 이유를 알겠다.

굳은 것이라고

다 불변의 것이 아니고

출렁인다고 해서

다 부질없는 것이 아니었구나.

굳은 땅에서

패이고 갈라진 것들이

슬픔으로 허물어진 상처들이

바다에 이르면

철썩철썩 제 몸을 때리며

부서지는 파도에 실려

매듭이란 매듭은 다 풀어지고

멀리 수평선 끝에서

평안해지고 마는구나.

잘못 쓴 문장이 있듯이

다시 출발하고 싶은 세월도 있다.

-송순태 ‘지우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