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하麾下 - 장군의 지휘 아래, 장군 지휘 아래에 딸린 군사
휘하(麾下) - 장군의 지휘 아래, 장군 지휘 아래에 딸린 군사
기 휘(麻/4) 아래 하(一/2)
아래 또는 아래쪽이나 밑을 나타내는 下(하)를 붙여서 자신을 낮추고 상대를 높이는 존칭으로 쓰는 말이 많다. 고리타분한 표현이지만 이전 대통령이나 장군에게 閣下(각하)라고 호칭한 것이나 더 오래된 것으로 황제에게 陛下(폐하), 왕에게 殿下(전하), 세자에게 邸下(저하) 등이다. 용상으로 오르는 돌계단이 陛(폐)이고 정승들이 정사를 논의하던 곳이 閣(각), 세자가 거처하던 높은 집이 邸(저)로 불렀기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 예스러운 것 말고도 부모의 보살핌을 말하는 膝下(슬하)나 상대방을 높인 대명사 貴下(귀하)도 있고, 교황을 높여 聖下(성하)라고도 칭한다.
황제나 왕에 대한 존칭 구별은 宋(송)나라의 高承(고승)이란 사람이 쓴 事物紀原(사물기원)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옛날 군대에서 장군이 가진 대장기 등 깃발을 麾(휘)라고 했다. 이것으로 병사를 지휘했기 때문에 장군에 직속된 모든 군사나 그 진영을 나타내는 말로 麾下(휘하)가 나왔다. 戲下(희하), 戱下(희하)라고 써도 같은 뜻이다.
여러 곳에서 용례를 볼 수 있는데 먼저 ‘史記(사기)’부터 보자. ‘오직 두 사람과 노복 십여 기만 오나라 군대에 치고 들어가 오의 장군기 아래에 이르러 수십 명을 살상했다(獨二人及從奴十數騎 馳入吳軍 至吳將麾下 所殺傷數十人/ 독이인급종노십수기 치입오군 지오장휘하 소살상수십인).’ 魏其武安侯(위기무안후) 열전에 나온다. 馳는 달릴 치.
‘漢書(한서)’ 李廣(이광)전에는 ‘이광은 청렴하여 상을 받으면 아래 병사들에게 나눠주고, 음식은 아래 군사들과 함께 나눴다(廣廉 得賞賜 輒分其戲下 飲食與士卒共之/ 광렴 득상사 첩분기희하 음식여사졸공지)’란 부분이 있다. 輒은 문득 첩.
우리 高麗(고려) 때의 명문장가 李奎報(이규보)의 시에 사용된 것을 보자. ‘학사의 붓 끝 난새와 봉황이 춤추듯 하고, 장군의 휘하엔 범과 곰 같은 군사 달리네(學士毫端鸞鳳舞 將軍麾下虎態趨/ 학사호단란봉무 장군휘하호태추).’ 李純祐(이순우)란 상장군을 높인 노래다. 鸞은 난새 란.
부하의 사기를 높이려면 북을 울리며 깃발을 높이 든다. 새로운 목표를 정하여 기세 좋게 앞으로 나아갈 때 旗幟(기치)를 내건다고 한다. 깃발을 걸어 높이 올리면 장병들이 적을 향해 출정한다.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지 않고 깃발부터 올리면 우왕좌왕 병사들이 갈피를 못 잡는다. 의욕만 앞세워서는 아랫사람만 죽을 맛이고 일은 일대로 성공할 수가 없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