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반하장賊反荷杖 - 도둑이 도리어 매를 들다.
적반하장(賊反荷杖) - 도둑이 도리어 매를 들다.
도둑 적(貝/6) 돌이킬 반(又/2) 멜 하(艹/7) 지팡이 장(木/3)
물건을 훔치러 몰래 들어온 도둑이 주인에게 들키자 도리어(賊反) 지팡이를 휘두른다면(荷杖) 참으로 어처구니없다. 이와 같이 잘못한 사람이 아무 잘못도 없는 사람을 나무람을 이를 때 흔히 ‘賊反荷杖도 유분수지’라며 혀를 찬다. 도둑이 매를 든다는 주객이 바뀐 일이 예부터 많았는지 관련속담이 숱하다. ‘도둑놈이 몽둥이 들고 길 위에 오른다’, ‘방귀 뀐 놈이 성낸다’, ‘소경 개천 나무란다’, ‘물에 빠진 놈 건져 놓으니까 망건값 달라 한다’ 등이다.
賊反荷杖도 ‘旬五志(순오지)’에 있는 속담성어다. 전번 嚙韉之馬(교천지마)나 宿虎衝鼻(숙호충비)에서 소개한 적이 있지만 조선 인조 때의 洪萬宗(홍만종)이 보름 만(旬五)에 완성했다는 그 책이다. 거기엔 이렇게 해설한다. ‘賊反荷杖 以比理屈者反自陵轢(적반하장 입리굴자반자릉력/ 도둑이 도리어 몽둥이를 든다는 것은 잘못한 자가 오히려 상대를 업신여기고 성내는 것을 빗댄 것이다).’ 轢은 차에치일 력, 삐걱거릴 력.
옛날 민초들은 갓 쓴 도적에게 피해를 많이 당했다. ‘도둑질을 하더라도 사모 바람에 거드럭거린다’란 말이 있듯이 고약한 벼슬아치들은 수탈을 하고도 권세만을 믿고 큰소리친다. 관리라는 허명아래 이뤄지는 도둑질이야 말로 가장 파렴치하고 질 나쁜 나라의 도둑질이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