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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5일 금요일

용적우아用敵于我 - 나를 위해 적을 이용하다, 적의 적은 나에게 도움

용적우아用敵于我 - 나를 위해 적을 이용하다, 적의 적은 나에게 도움

용적우아(用敵于我) - 나를 위해 적을 이용하다, 적의 적은 나에게 도움

쓸 용(用/0) 대적할 적(攵/11) 어조사 우(二/1) 나 아(戈/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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敵(적)은 자기에게 해를 끼치거나 싸움을 걸어오는 존재이니 내 편이 될 수 없다. 또 글자가 근거지가 되는 나무뿌리, 밑동을 나타내는 啇(적)을 치는 攵(복)으로 되어 있으니 서로 으르렁대며 싸우는 상대인 원수가 된다. 하지만 의외로 적에 대해 긍정적인 격언이 많다. ‘적이 없는 자는 친구도 있을 수 없다’, ‘자기 자신보다 질이 나쁜 적은 없다’ 등이다. 친구는 자기를 감싸주지만 적은 약점이 있으면 있는 그대로 현실을 일깨워주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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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 적은 我軍(아군)’이란 말이 있다. 甲(갑)과 乙(을)이 대립관계인데 丙(병) 또한 을과 원수진 사이라면 갑과 병은 공통의 적을 상대하기 위해 동맹하게 된다. 을을 제거하고 난 뒤의 일은 차후문제이고 우선은 나 살고보자는 식의 동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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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해 적을 이용한다(用敵)는 이 성어도 마찬가지다. 중국 戰國時代(전국시대) 싸움과 전쟁으로 지고 새는 살벌한 권력투쟁 속에 살아남는 방법을 가르치는 적 이용법이다. 前漢(전한) 시대 학자 劉向(유향)이 전략가들의 일화를 모은 책 ‘戰國策(전국책)’ 韓策(한책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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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시대 韓(한)나라 襄王(양왕)에게는 아들 咎(구)와 幾瑟(기슬)이 권력을 두고 대립하고 있었다. 태자 구를 돕던 재상 公叔(공숙)은 기슬이 추방되자 후환을 없애려고 자객을 보내 암살하려 했다. 한 측근이 충고했다. ‘지금 태자께서 공을 중히 여기는 것은, 기슬이 두렵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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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기슬을 죽이게 되면 태자는 근심이 없어지게 되고, 그러면 틀림없이 공을 가볍게 봅니다(太子之重公也 畏幾瑟也 今幾瑟死 太子無患 必輕公/ 태자지중공야 외기슬야 금기슬사 태자무환 필경공).’ 태자의 근심거리로 놓아두게 되면 공숙을 중히 여길 것이란 이야기다. 암살계획을 취소한 공숙은 釐王(이왕, 釐는 다스릴 리)이 된 태자에 의해 계속 중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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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의견을 달리 하더라도 받아들일 부분이 있는 법이다. 경쟁을 하다 한 쪽이 승리하게 되면 상대방의 싹부터 자르려고 덤비는데 어리석은 일이다. 꿋꿋이 반대하는 상대가 아무리 고약하더라도 일부러 기를 살리고 계책을 활용한다면 발전의 길이 탄탄하다. 사생결단으로 싸우는 여야의 정당들이 더욱 필요하다.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