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심치지專心致志 - 온 정신을 한 군데로 집중하다.
전심치지(專心致志) - 온 정신을 한 군데로 집중하다.
오로지 전(寸/8) 마음 심(心/0) 이를 치(至/4) 뜻 지(心/3)
목표한 일을 두고 끊임없이 노력하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 좋은 뜻의 말인 만큼 선인들이 남긴 예화와 명언도 넘친다. 무쇠도 갈면 바늘이 되고,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 한자로도 잘 쓰는 磨斧作鍼(마부작침)이고 轉石不生苔(전석불생태)다.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 水滴穿石(수적천석)도 잘 인용된다.
호랑이로 알고 정신을 집중하여 활을 쏘았더니 바위에 박혔다는 中石沒鏃(중석몰촉)은 중국 前漢(전한) 장수 李廣(이광)의 일화다. 무엇보다 친숙한 명구 ‘정신을 집중하여 한결같이 노력하면 어떤 일이라도 이룰 수 있다(精神一到 何事不成/ 정신일도 하사불성)’는 朱子(주자)의 어록에서 나왔다.
‘孟子(맹자)’에도 빠질 수 없다. 오로지 마음을 한 곳에 두고(專心) 끊임없이 노력하면 목표한 뜻에 이를 수 있다(致志)는 말이다. 맹자와 같은 시대 학자로 이름은 알려지지 않은 告子(고자)와 性善說(성선설)을 두고 논쟁을 펼치는 告子上(고자상)에 실려 있다. 맹자는 왕이 총명하지 못한 것은 다 이유가 있다고 하면서 전설상 바둑에서 무패를 자랑한 고수 奕秋(혁추, 奕은 클 혁, 또는 바둑 혁)의 예를 들어 설명한다. 魯(노)나라 출신의 명인에 추가 이름이라 하기도 하고, 秋(추)지방의 사람이라 이런 이름으로 불린다고도 하는 바둑 고수의 대명사다.
이런 명성을 듣고 제자가 되겠다고 하는 사람이 모여 들었어도 혁추는 두 사람만 받았다. 그런데 두 제자는 학습 태도가 달랐다. ‘한 사람은 전심으로 집중하여 혁추의 말만 듣고(其一人專心致志 惟奕秋之爲聽/ 기일인전심치지 유혁추지위청)’, 한 사람은 말을 들어도 마음속에는 백조가 날아오면 활을 쏠 것을 생각했다.
이렇게 하면 지혜가 같더라도 정신을 쏟지 않은 뒤의 제자는 뜻을 이룰 수가 없게 된다는 이야기다. 사냥을 생각한 이 제자는 마음이 엉뚱한 데 있어 일이 몸에 배지 않는다는 鴻鵠將至(홍곡장지)란 성어로 남았다. 왕이 꾸준히 현인을 곁에 두지 않으면 간신이 득실거리고 정치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가르침이기도 하다.\xa0
자신이 남보다 뛰어나다고 머리만 믿고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뜻을 이루기 어렵다. 작은 걸음이라도 쉬지 않고 걸으면 천리를 간다. 오르고 또 오르면 태산도 발 아래 놓일 때가 있다. 꾀가 많은 사람은 용렬한 사람의 노예라는 巧者拙之奴(교자졸지노)란 말이 있다. 머리가 둔해도 끝까지 끊임없는 노력을 하는 사람이 제 재주만 믿는 사람보다 큰일을 하게 된다는 뜻이다. 천재도 노력하는 둔재에게는 못 미치는 법이다. / 글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