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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16일 화요일

절차탁마切磋琢磨 - 옥이나 돌을 갈고 닦다

절차탁마切磋琢磨 - 옥이나 돌을 갈고 닦다

절차탁마(切磋琢磨) - 옥이나 돌을 갈고 닦다

끊을 절(刀-2) 갈 차(石-10) 다듬을 탁(玉-8) 갈 마(石-11)

부지런히 학문과 덕행을 닦음을 이르는 이 성어는 집안 어른들이 써 주는 좌우명이나 교장 선생님의 훈화에 자주 등장할 정도로 많이 사용되지만 실제 한자는 까다롭다. 고대 중국서 귀한 옥을 가공하는 4개 공정을 나타내는 글자가 각각 切磋琢磨(절차탁마)라고 했다. 먼저 원석에서 옥을 모양대로 잘라내는 것이 切(절), 원하는 모양으로 옥을 잘라서 갈아내는 磋(차), 원하는 모양대로 다듬는 琢(탁), 마지막으로 완성된 옥을 갈고 닦는 磨(마)의 단계다. 琢은 옥도 쪼지 않으면 그릇이 될 수 없다는 뜻으로, 천성이 뛰어난 사람이라도 학문이나 수양을 쌓지 않으면 훌륭한 인물이 될 수 없음을 비유한 명구 "玉不琢 不成器(옥불탁 불성기)"에 나온 그 글자다.

3000년 전부터 전해지던 민요를 모은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시집 "詩經(시경)"에 처음 등장한다. 衛風(위풍)편에 나오는 "빛이 나는 군자는 끊는 듯 갈며 쪼는 듯 갈아 엄하고 너그럽다(有匪君子 如切如磋 如琢如磨 瑟兮僩兮/ 유비군자 여절여차 여탁여마 슬혜한혜)"에서 땄다. 모두 如(여)가 붙어 있는데 如를 생략해 切磋琢磨, 또는 더 줄여 切磨(절마)라고 쓰기도 한다. 여기선 옥을 다듬는 것이 아니고 군자가 스스로를 수양하기 위해 갈고 닦고 연마해야 좋은 그릇(器)이 만들어지듯 힘쓰는 모양을 비유했다. 匪는 "비적 비"이지만 "대상자 비", "빛날 비"도 된다. 인품이 뛰어나 고아한 대나무 같은 군자라는 뜻으로 진정한 군자를 일컫는다. 僩은 "굳셀, 너그러울 한"이다.

이 구절이 더욱 유명해진 데에는 "論語(논어)" 學而(학이)편에서 인용했기 때문이다. 공자가 언변이 뛰어난 제자 子貢(자공)과 나눈 대화에서 나온다. 가난해도 아첨하지 않고(貧而無諂/ 빈이무첨) 부자라도 교만하지 않으면(富而無驕/ 부이무교) 훌륭하지만, 가난하면서도 도를 즐기고(貧而樂道/ 빈이락도) 부유하면서도 예를 좋아하는 것(富而好禮/ 부이호례)이 더 낫다고 했는데 자공이 切磋琢磨가 바로 이 지경이라고 대답하여 칭찬을 받는다.

좋은 옥이 여러 과정을 거쳐 아름다움을 발하듯이 성공한 사람들은 그 자리에 오를 때까지 무수한 노력을 기울였다. 절차와 과정을 무시하고 화려한 결과만을 쫓는다면 오래가지 못한다는 것을 가르쳐주는 성어대로 꾸준한 노력이 뒷받침되면 언젠가는 빛을 볼 수 있다.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