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입가경漸入佳境 - 들어갈수록 점점 재미가 있다.
점입가경(漸入佳境) - 들어갈수록 점점 재미가 있다.
점점 점(氵/11) 들 입(入/0) 아름다울 가(亻/6) 지경 경(土/11)
이야기를 재미있게 전달하는 사람은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을 마지막에 돌려 듣는 사람을 애태우게 한다. 정도를 차차 높여 재미있게 펼치기 때문에 클라이맥스에 달할 때까지 몰입하게 하는 것이다. 아름다운 경치(佳境)로 점점 더 들어가게 한다는(漸入) 것이 이 성어다.
일이나 예술 작품이 시간이 지날수록 그 광채를 발휘할 때 많이 쓴다. 거기에 뜻이 넓어져 시간이 지날수록 하는 짓이나 몰골이 더욱 꼴불견임을 비유적으로 이를 때도 쓰게 됐다. 오늘날에는 아니꼬움을 비꼴 때 더 많이 쓰인다.
顧愷之(고개지, 愷는 즐거울 개)란 유명 화가가 있다. 중국 東晉(동진)시대의 화가로 초상화와 옛 인물을 잘 그려 인물화의 최고봉으로 일컬어진다. 서예의 王羲之(왕희지)와 함께 예술계 쌍벽이었다. 명재상 謝安(사안)은 고개지의 독특한 인품을 평해 ‘天地開闢(천지개벽)이래 최고의 인물’이라고 극찬했을 정도다.
고개지에겐 또 다른 칭호가 있었다. 三絶(삼절)이 바로 그것인데 예술과 재주와 어리석음이 따라갈 사람이 없다는 藝絶(예절), 才絶(재절), 痴絶(치절)이다. 그중 치절에 관한 이야기에 漸入佳境에 관한 이야기가 따른다.
고개지는 평소 사탕수수를 즐겨 먹었는데 늘 가느다란 줄기 부분부터 먼저 씹어 먹었다. 뿌리 부분이 더 달다는 것을 모를 리 없을 텐데 늘상 이렇게 먹자 사람들이 의아해서 무엇 때문에 거꾸로 먹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고개지는 태연하게 ‘갈수록 점점 단맛이 나기 때문에 점점 아름다운 경지에 이르는 것(漸入佳境)’이라고 알 듯 말 듯한 대답을 했다는 것이다.
이로부터 사람들은 형편이 점점 좋아지거나 경치가 갈수록 더 아름다워지는 것을 뜻하게 됐다. 줄여서 佳境(가경), 또는 蔗境(자경, 蔗는 사탕수수 자)이라고도 쓴다. 唐(당)나라 太宗(태종)의 지시로 房玄齡(방현령) 등이 편찬한 ‘晉書(진서)’ 顧愷之傳(고개지전)에 수록돼 전한다.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