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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25일 월요일

정도전의 ‘건국 프로젝트’ 1편

■ 정도전의 ‘건국 프로젝트’ 1편

■ 정도전의 ‘건국 프로젝트’ 1편

정도전은 고려가 망하기 50년 전인 1342년에 출생했다. 그의 친가는 세습적인 향리(지방공무원)에서 중앙 공무원으로 변신한 가문으로 고려 말에 떠오른 신진사대부의 일원이었다. 그런데 정도전은 서얼의 혈통을 타고났다. 그의 외할머니는 승려와 여종 사이에서 태어나서 남의 첩이 되었고, 거기서 생긴 딸이 정도전의 어머니이다. 이런 약점을 지닌 정도전은 타고난 두뇌와 아버지의 후원에 힘입어 당대 최고의 석학인 이색의 문하생이 되었다.

정도전은 스물한 살 때인 1362년 진사시험에 급제하여 관료로 진출했다. 그는 서른 살 때부터 공민왕의 신임을 받았지만, 공민왕은 정도전이 서른세 살 때 암살당했다. 그 뒤 우왕을 옹립한 이인임의 보수파 정권에 정면으로 맞서 저항했다가 서른네 살의 나이로 유배를 당한다.

함께 유배를 떠난 동지들은 다들 관직으로 복귀했지만, 정도전만큼은 2년 만에 유배가 풀린 뒤에도 복귀하지 못했다. 보수파들에게 단단히 미움을 샀던 것이다. 그 후 정도전은 재야를 맴돌며 후진 양성에 주력했다. 그렇게 30대 후반을 보내고 불혹을 맞이했지만, 기회는 여전히 찾아오지 않았다. 관직에서 쫓겨난 지 8년이 됐을 때, 그는 더 이상 기회를 기다리지 않고 찾아가기로 결심했다.

마흔 두 살 되던 해인 1383년, 정도전은 \귀인\을 찾아 동북방으로 떠났다. 보통 사람들 같았으면 최영이나 이인임 같은 개경의 유력자를 찾아갔겠지만, 그가 간 곳은 이성계 장군의 군영이었다. 처음 만난 이성계에게 정도전의 한마디. 그 말이 <태조실록>에 실려 있다. "훌륭합니다. 이만한 군대로 무슨 일인들 못하겠습니까?" 이성계가 "거 무슨 말이오?"라고 묻자, "아, 이 정도면 왜구를 격퇴할 수 있겠다고요" 라며 그는 말을 돌린다. 책략가 정도전과 무장 이성계는 이렇게 만났다. 한쪽은 두뇌를 가지고 있고 한쪽은 군대를 가지고 있는 두 사람이었다. 혼자의 힘으로는 더 큰 일을 할 수 없는 두 사람의 운명적인 만남이었다.

그로부터 9년 뒤, 두 사람은 고려왕조를 무너뜨리고 조선을 건국하는데 성공했다.

-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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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공 : KIMSEM의 역사로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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