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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27일 수요일

백홍관일白虹貫日 - 흰 무지개가 해를 꿰뚫다, 정성에 하늘이 감응하다, 임금의 신상에 위해

백홍관일白虹貫日 - 흰 무지개가 해를 꿰뚫다, 정성에 하늘이 감응하다, 임금의 신상에 위해가 닥치다

백홍관일(白虹貫日) - 흰 무지개가 해를 꿰뚫다, 정성에 하늘이 감응하다, 임금의 신상에 위해가 닥치다

흰 백(白/0) 무지개 홍(虫/3) 꿸 관(貝/4) 날 일(日/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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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장엄한 색색의 무지개가 펼쳐지면 모두들 환호한다. 비가 그친 뒤 태양의 반대쪽에 걸리는 반원형의 무지개는 우리나라에선 선녀가 타고 내려와 목욕하는 미끄럼대가 되고, 그리스(Greece) 신화에선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여신 이리스(Iris) 자신이 된다. 무지개를 나타내는 한자 虹(홍)은 연못의 물을 빨아올리는 벌레로 하늘에 닿으면 용이 된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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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반사에 따라 쌍무지개도 뜨는데 희미한 것이 암무지개이고 둘을 합쳐서 虹霓(홍예, 霓는 암무지개 예)라 하기도 한다. 특이하게 흰 무지개(白虹)가 실제 보였는지 전설에 의한 것인지 종종 등장하여 해를 꿰뚫었다(貫日)는 성어가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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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의 흰 무지개는 지극한 정성을 뜻해 하늘이 감응했다는 뜻과, 해가 임금을 말해 신상에 해로움이 닥친다는 전조의 의미를 지녔다. 중국 前漢(전한) 시대 문필로 명성이 높았던 鄒陽(추양)이란 사람이 쓴 말로 ‘史記(사기)’ 열전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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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양은 齊(제)나라에서 태어나 제후국 梁(양)나라 孝王(효왕)의 문객으로 지내다 羊勝(양승)이란 사람의 참소로 옥에 갇혔다. 잘못도 없이 억울하게 죽게 되자 진실한 사람은 의심을 받지 않는다며 獄中上梁王書(옥중상양왕서)를 썼다. 여기에 戰國時代(전국시대) 때의 협객 荊軻(형가)를 등장시켜 충신과 간신, 의로움을 추구하는 선비를 군주는 알아야 한다고 읍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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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어 부분을 보자. ‘옛날 형가가 연나라 태자 단의 의로움을 사모했는데(昔者荊軻慕 燕丹之義/ 석자형가모 연단지의), 흰 무지개가 해를 뚫는 현상이 있었지만 태자 단은 형가를 의심했습니다(白虹貫日 太子畏之/ 백홍관일 태자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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秦始皇(진시황)의 볼모로 있다 탈출한 燕(연)나라 태자 丹(단)이 복수를 위해 형가에 부탁했을 때 하늘도 감동하여 흰 무지개(형가의 칼)가 하늘의 해(진시황)를 꿰뚫었으나 깊은 신임을 주지 못해 실패했다는 이야기다. 실제 형가는 진시황 암살 일보 앞에서 실패했다. 추양의 간곡한 글은 물론 효왕의 마음을 움직여 옥에서 풀려난 뒤 상객의 대우를 받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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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한 정성은 천지의 자연현상까지 바꾸어도 믿음이 없으면 무용지물이 된다는 가르침도 준다. 반면 해를 뜻하는 군주의 입장에서 칼이 꿰뚫으면 신상에 위해가 닥쳐옴을 알고 잘못을 돌아보며 바로잡도록 깨우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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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아닌 달을 흰 무지개가 관통하듯 걸리는 白虹貫月(백홍관월)은 우리 고전에서 검색되는데 왕비나 후궁에 변고가 생긴다고 인식했다 한다. 또한 병란이 일어날 조짐으로 보기도 했는데 어찌됐든 흰 무지개는 태평한 시기에는 불길한 징조이고, 어지러운 시기에는 세상이 바뀌도록 희망하는 상징으로 여긴 셈이다. / 제공 : 안병화(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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