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제대비우齊大非耦 - 제나라는 너무 커 짝이 될 수 없다.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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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8일 월요일

제대비우齊大非耦 - 제나라는 너무 커 짝이 될 수 없다.

제대비우齊大非耦 - 제나라는 너무 커 짝이 될 수 없다.

제대비우(齊大非耦) - 제나라는 너무 커 짝이 될 수 없다.

가지런할 제(齊/0) 큰 대(大/0) 아닐 비(非/0) 짝 우(耒/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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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자기와 동등한 자와 할 일이다. 자기보다 뛰어난 상대는 반려가 아니고 주인을 구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서양격언이다. 결혼에 대한 숱한 조언 중에서 상대를 잘 택해야 행복하다는 것이 많다. 앞서 소개한 野鼠之婚(야서지혼)이 잘 말해준다. 두더지가 자기 분수도 모르고 해와 달, 바람과 비에 청혼을 했다가 거절당하고 역시 종족인 두더지가 제일이라고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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齊(제)나라는 대국이어서(齊大) 자신의 짝이 될 수 없다(非耦)는 이 성어는 상대방과 너무 신분의 차이가 커서 감히 배우자로 맞이할 수 없다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耦는 쟁기 또는 가지런할 우인데 짝이라는 뜻도 있어 齊大非偶(제대비우)라 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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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가 짝이 된다는 이야기가 아니고 제왕의 딸이 버겁다는 이야기다. 春秋(춘추)의 주석서 중에 左丘明(좌구명)이 역사적 실증적 해석을 중심으로 지은 ‘左氏傳(좌씨전)’에 내력이 실려 있다. 춘추시대 초기 제나라는 강국이었음에도 北戎(북융)의 잦은 침범에 골머리를 앓았다. 어느 해 또다시 침공을 당하자 제의 僖公(희공, 僖는 즐거울 희)이 이웃 나라에 도움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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鄭(정)나라에서 파견한 젊고 용감한 태자 忽(홀)은 단번에 적의 대장을 사로잡는 등 큰 전공을 세웠다. 이전에도 희공이 자기 딸을 그에게 시집보내려 했다가 거절당한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 다시 혼사를 꺼냈지만 역시 응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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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그 이유를 묻자 홀 왕자는 대답했다. ‘사람은 저마다 자기에게 맞는 짝이 있는데 제나라는 대국이어서 짝이 될 수 없소(人各有耦 齊大 非吾耦也/ 인각유우 제대 비오우야)’. 그러면서 詩經(시경)에도 스스로 다복을 구하라고 했는데 행복을 구하는 것은 나에게 있는 것이지 큰 나라가 무슨 이점이 있겠느냐고 덧붙였다. 대국의 사위가 될 기회를 소국의 왕자가 스스로 걷어찬 것이다. 桓公(환공) 6년 조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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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고의 재벌가 딸과 결혼했던 그룹 평사원이 이혼 소송문제로 다시 세간의 관심을 끌어었다. 평범한 중산층의 총각이 반대를 무릅쓰고 재벌가의 똑똑하기도 한 딸과 부부로 골인하자 ‘남성 신데렐라’라 부르며 선망과 질시를 받았었다. 끝까지 잘 살았으면 정나라 왕자 홀의 이야기가 잘못된 성어로 남겠지만 역시 가장 좋은 배필은 비슷한 혈통, 비슷한 재산을 가진 집안의 사람이다.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