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삼모사朝三暮四 - 아침에 세 개, 저녁에 네 개, 잔꾀로 남을 속이다.
조삼모사(朝三暮四) \xa0- 아침에 세 개, 저녁에 네 개, 잔꾀로 남을 속이다.
아침 조(月/8) 석 삼(一/2) 저물 모(日/11) 넉 사(囗/2)
조삼모사하다고 하면 아주 간교한 사람을 멀리하며 많이 쓰는 말이다. 원숭이에게 도토리를 아침에 세 개(朝三), 저녁에 네 개(暮四)를 주거나 반대로 아침에 네 개, 저녁에 세 개를 줄 테니 어느 쪽을 택하겠는지 묻는다. 어떻게 하든 합은 일곱 개로 같다. 이 당연한 것에서 이랬다저랬다 하며 변덕을 부리거나 교묘한 수단으로 남을 속이는 것을 말하는 성어가 됐다. 거기에 더하여 결과는 똑 같은데 ‘우선 먹기는 곶감’이라며 먼저 차지하려는 욕심을 경계하는 말이기도 하다.
중국 戰國時代(전국시대, 기원전 403년~221년) 道家(도가)의 사상서 ‘列子(열자)’에 전하는 이야기다. 宋(송) 나라에 원숭이를 많이 기르는 狙公(저공)이라는 사람이 살았다. 狙는 바로 원숭이다. 이름이 말해주듯 집안의 양식까지 퍼다 줄 정도로 저공은 원숭이를 애지중지했는데 그만큼 습성도 잘 알았다. 살림이 넉넉하지 못하여 도토리의 수량을 줄이기로 하고 꾀를 생각해냈다.\xa0
어느 날 원숭이들을 모아 놓고 “이제부터는 아침에 도토리를 세 개씩 주고 저녁에 네 개(朝三暮四)를 주려고 하는데 어떤가?” 하고 물었더니 모두들 마구 떠들며 화를 벌컥 냈다. “그러면 아침에 네 개씩 주고 저녁에 세 개(朝四暮三)를 주마.” 이렇게 말하자 원숭이들은 기뻐서 어쩔 줄 모르며 모두 저공에게 엎드려 절을 했다.
莊子(장자)도 齊物論(제물론)에서 南郭子綦(남곽자기, 綦는 쑥빛비단 기)의 입을 빌어 비슷한 얘기를 전한다. 그는 \xa0이름도 알맹이도 달라지는 바가 없는데 화를 내고 기뻐하는 것은 받아들이는 사람의 감정의 차이일 뿐이며 자신의 관점에서 옳다는 편견을 갖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 그러니 조삼모사하다고 욕하지만 말고 꼭 지금 당장 좀 손해를 보더라도 멀리 내다보면 같은 것일 수도 있다는 교훈도 준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