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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16일 토요일

주마등走馬燈 - 달리는 말이 나오는 등, 사물이 덧없이 빨리 흘러감

주마등走馬燈 - 달리는 말이 나오는 등, 사물이 덧없이 빨리 흘러감

주마등(走馬燈) - 달리는 말이 나오는 등, 사물이 덧없이 빨리 흘러감

달릴 주(走/0) 말 마(馬/0) 등 등(火/12)

불을 켜서 어둠을 밝히거나 신호를 보내는 기구가 燈(등)이다. 요즘이야 전기가 보급돼 등을 구경하기도 어렵지만 ‘등잔 밑이 어둡다’는 燈下不明(등하불명)이나 독서를 하기 좋은 계절에 등을 더 가까이 한다는 燈火可親(등화가친) 등의 성어로 남아 있다. 등불과 전깃불의 차이를 이어령 선생은 이렇게 표현했다. 등불을 ‘방의 어둠만을 밝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영혼까지 밝혀 준다’고 하며 그 근거로 등불은 시를 낳았고 전깃불은 단지 전기세만을 남겼다고 했다.

달리는 말(走馬)이 나오는 등은 안팎 두 겹으로 된 틀의 안쪽에 말과 같은 갖가지 그림을 붙여 놓고 그 틀을 돌려 안에 켜 놓은 등불 때문에 종이나 천을 바른 바깥에 비치게 만든 등이다.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을 이 주마등은 말이 달려가듯 사물이 덧없이 빨리 지나가는 것을 비유하는 말로 사용됐다. 그래서 실물은 보기 힘들어도 세월이 주마등처럼 훌쩍 흘러 지나갔다고 자주 표현한다.

중국인은 등 달기를 즐기는 민족으로 戰國時代(전국시대)부터 정월 대보름날에 각양각색의 등을 거는 풍습이 있었다고 한다. 등 위에 둥근 원반을 올려놓고 원반의 가장자리를 따라 말이 달리는 그림을 여러 장 붙인다. 활동사진의 필름처럼 연속 동작이 되게 하고선 밑에서 등불을 밝히면 따뜻해진 공기로 인하여 원반이 돌게 되고 연속된 말의 그림이 질주하는 것처럼 보인다.

사계절에 따른 사물이나 행사, 풍속 등을 기록한 책을 가리키는 歲時記(세시기)는 우리나라서도 東國歲時記(동국세시기), 洌陽歲時記(열양세시기) 등 숱하다. 중국에선 이미 7세기 초에 荊楚歲時記(형초세시기)가 나왔고, 淸(청)나라 시기 북경 지역의 세시풍속을 월별로 정리한 ‘燕京歲時記(연경세시기)’가 있다. 富察敦崇(부찰돈숭, 1855∼1922)이란 사람이 정리한 이 책에 주마등의 풍습이 실려 전한다.

‘주마등은 종이를 잘라 바퀴를 만들고 촛불로 바람을 보내면 수레가 돌고 말이 모여 계속 둥글게 돈다. 촛불이 꺼지면 도는 것을 그친다(走馬燈者 剪紙爲輪 以燭噓之 則車馳馬驟 團團不休 燭滅則頓止矣/ 주마등자 전지위륜 이촉허지 즉거치마취 단단불휴 촉멸즉돈지의).’

흘러간 세월을 아쉬워하며 지난 추억을 옛 친구들끼리 모여 주마등처럼 떠올리는 일은 잦다. 유수같이 흐른 지난 세월을 문득 느끼고는 화들짝 놀라기도 한다. 세월은 누구에게나 기다려주지 않고 흘러간다. 그러니 지난 화려한 시절을 그리기만 하지 말고 남은 시간을 잘 보내는 지혜를 발휘해야겠다.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2024년 3월 4일 월요일

주마등走馬燈 - 달리는 말이 나오는 등, 사물이 덧없이 빨리 흘러감

주마등走馬燈 - 달리는 말이 나오는 등, 사물이 덧없이 빨리 흘러감

주마등(走馬燈) - 달리는 말이 나오는 등, 사물이 덧없이 빨리 흘러감

달릴 주(走/0) 말 마(馬/0) 등 등(火/12)

불을 켜서 어둠을 밝히거나 신호를 보내는 기구가 燈(등)이다. 요즘이야 집집마다 전기가 보급돼 등을 구경하기도 어렵지만 ‘등잔 밑이 어둡다’는 燈下不明(등하불명)이나 독서를 하기 좋은 계절에 등을 더 가까이 한다는 燈火可親(등화가친) 등의 성어로 남아 있다. 등불과 전깃불의 차이를 이어령 선생은 이렇게 표현했다. 등불을 ‘방의 어둠만을 밝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영혼까지 밝혀 준다’고 하며 그 근거로 등불은 시를 낳았고 전깃불은 단지 전기세만을 남겼다고 했다.

달리는 말(走馬)이 나오는 등은 안팎 두 겹으로 된 틀의 안쪽에 말과 같은 갖가지 그림을 붙여 놓고 그 틀을 돌려 안에 켜 놓은 등불 때문에 종이나 천을 바른 바깥에 비치게 만든 등이다.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을 이 주마등은 말이 달려가듯 사물이 덧없이 빨리 지나가는 것을 비유하는 말로 사용됐다. 그래서 실물은 보기 힘들어도 세월이 주마등처럼 훌쩍 흘러 지나갔다고 자주 표현한다.

중국인은 등 달기를 즐기는 민족으로 戰國時代(전국시대)부터 정월 대보름날에 각양각색의 등을 거는 풍습이 있었다고 한다. 등 위에 둥근 원반을 올려놓고 원반의 가장자리를 따라 말이 달리는 그림을 여러 장 붙인다. 활동사진의 필름처럼 연속 동작이 되게 하고선 밑에서 등불을 밝히면 따뜻해진 공기로 인하여 원반이 돌게 되고 연속된 말의 그림이 질주하는 것처럼 보인다.

사계절에 따른 사물이나 행사, 풍속 등을 기록한 책을 가리키는 歲時記(세시기)는 우리나라서도 東國歲時記(동국세시기), 洌陽歲時記(열양세시기) 등 숱하다. 중국에선 이미 7세기 초에 荊楚歲時記(형초세시기)가 나왔고, 淸(청)나라 시기 북경 지역의 세시풍속을 월별로 정리한 ‘燕京歲時記(연경세시기)’가 있다. 富察敦崇(부찰돈숭, 1855∼1922)이란 사람이 정리한 이 책에 주마등의 풍습이 실려 전한다. ‘주마등은 종이를 잘라 바퀴를 만들고 촛불로 바람을 보내면 수레가 돌고 말이 모여 계속 둥글게 돈다. 촛불이 꺼지면 도는 것을 그친다(走馬燈者 剪紙爲輪 以燭噓之 則車馳馬驟 團團不休 燭滅則頓止矣/ 주마등자 전지위륜 이촉허지 즉거치마취 단단불휴 촉멸즉돈지의).’

흘러간 세월을 아쉬워하며 지난 추억을 옛 친구들끼리 모여 주마등처럼 떠올리는 일은 잦다. 유수같이 흐른 지난 세월을 문득 느끼고는 화들짝 놀라기도 한다. 세월은 누구에게나 기다려주지 않고 흘러간다. 그러니 지난 화려한 시절을 그리기만 하지 말고 남은 시간을 잘 보내는 지혜를 발휘해야겠다. / 제공 : 안병화 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