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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25일 월요일

행장취목行將就木 - 머지않아 관 속으로 들어가다, 죽을 날이 가깝다.

행장취목行將就木 - 머지않아 관 속으로 들어가다, 죽을 날이 가깝다.

행장취목(行將就木) - 머지않아 관 속으로 들어가다, 죽을 날이 가깝다.

다닐 행(行/0) 장수 장(寸/8) 나아갈 취(尢/9) 나무 목(木/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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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누구나 태어나 목숨을 다할 때가 온다. 이전에 비해 수명이 길어져 百歲時代(백세시대)라 해도 짧음을 한탄하면서 자신은 생명이 다할 때가 없는 것처럼 군다. 하지만 老少不定(노소부정)이라 늙은이나 젊은이나 순서가 없이 언제 저 세상으로 갈지 모르니 열심히 살고 죽음에는 숙연해야 함은 물론이다.

이에 관해 적합한 말이 머지않아 갈 길이(行將) 관 만드는 나무 속(就木)이란 성어다. 시체를 담는 棺柩(관구) 속으로 가는 것은 죽어서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길지 않아 죽을 때가 가까웠다는 표현인데 그때까지 의연히 지내며 기다리겠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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魯(노)나라의 左丘明(좌구명)이 春秋(춘추)를 해석한 ‘春秋左氏傳(춘추좌씨전)’에 유래가 실려 있다. 두 번째로 春秋五霸(춘추오패)에 오른 晉(진)나라 文公(문공)이 季隗(계외, 隗는 높을 외)라는 여인과 주고받은 밀어에서 나왔다. 문공은 그가 62세에 즉위할 때까지 공자 重耳(중이)로 19년 동안이나 이웃나라로 도피생활을 하는 등 기구하게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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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왕 獻公(헌공)이 총희 驪姬(여희)의 꾐에 빠져 그 소생을 왕위에 앉히려고 태자를 죽이고 중이 형제를 쫓아냈다. 현명한 중이를 모시려 재능 있는 대부들도 함께 따랐고, 翟(적)나라에서 망명생활을 하던 중 그 곳 사람들이 보낸 아름다운 계외와 부부의 연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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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로 도주했던 동생 夷吾(이오)가 헌공이 죽자 먼저 왕위에 올랐다는 소식을 들은 중이는 자객을 보낼까 두려워 피신하려 했다. 중이는 떠나기 전날 그 사이 두 아들을 낳은 부인 계외에게 당부했다. ‘나를 25년 동안 기다렸다가 오지 않으면 딴 곳으로 시집을 가시오(待我二十五年 不來而後嫁/ 대아이십오년 불래이후가).’ 계외는 지금 나이 25세라며 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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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25년을 기다려 시집간다면 그 때는 관 속으로 갈 것입니다(又如是而嫁 則就木焉/ 우여시이가 즉취목언).’ 그러면서 언제까지나 기다리고 있겠다고 말해 감동한 중이는 12년을 더 머물다가 떠났다. 주변국의 도움으로 즉위한 중이는 물론 계외를 진나라로 데려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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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생활을 하던 중이는 주위에 큰 믿음을 줬기에 부인도 죽을 때까지 기다린다고 했다. 오늘날은 어떨까. 검은머리 파뿌리 되도록 百年偕老(백년해로) 하겠다고 맹세한 부부가 늘그막에 갈라서는 황혼이혼이 부쩍 늘어났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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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겉으로 보기보다 포장하느라 속이 썩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갈 길이 머지않아 관 속이 가까울 때면 삶이 얼마 안 남았다 생각하고 한 번 더 참는 것도 방편이다. ‘삶이 반드시 죽을 것임을 안다면, 삶을 보전하는 것에 지나치게 애태우지 않으리라(知生之必死 則保生之道 不必過勞/ 지생지필사 즉보생지도 불필과로).’ 이 말은 菜根譚(채근담)에 있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