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막여부知子莫如父 - 아들의 됨됨이는 아버지만큼 알 수가 없다.
지자막여부(知子莫如父) - 아들의 됨됨이는 아버지만큼 알 수가 없다.
알 지(矢/3) 아들 자(子/0) 없을 막(艹/7) 같을 여(女/3) 아비 부(父/0)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란 말이 있다. 한 사람의 아버지가 백 사람 선생보다 낫다는 말도 있다. 여러 면에서 자식은 아버지를 보고 자라고 닮을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자식에 대해 속속들이 다 알 수는 없어 孔子(공자)는 그럴 때는 아들이 사귀는 친구를 보라(不知其子 視其所友/ 부지기자 시기소우)고 했다. 이것은 사소한 취미나 자라서의 애정관계 등 부모가 놓칠 수 있는 분야의 일이겠다. 어려서부터 아버지를 우러러 닮기를 바라는 아들이 많은 만큼 아무래도 자식의 됨됨이를 가장 잘 아는 사람(知子)은 그 아버지 이상일 수는 없다(莫如父)는 것이 이 성어다.
중국 역사상 가장 뛰어난 재상으로 꼽는 管仲(관중)은 春秋時代(춘추시대) 齊(제)나라의 桓公(환공)을 가장 먼저 五覇(오패)의 자리에 올렸다. 管鮑之交(관포지교)로 알려진 鮑叔牙(포숙아, 鮑는 절인물고기 포)의 절대적 지원에 의해 환공에게 발탁되어 부국강병책으로 기반을 다졌던 것이 주효했다. 관중이 늙고 병이 들어 은퇴했을 때 환공이 찾아 와 문병하면서 앞으로 국사를 누구한테 맡기면 좋을지 자문했다. 이 부분서 성어가 나오는데 ‘韓非子(한비자)’의 十過(십과)편에 실려 있다. 군주가 나라를 다스리면서 범하지 말아야 할 열 가지 허물을 이야기한 중에서 여덟 번째의 내용을 보자.
관중은 자신이 늙어 묻지 않는 것이 옳다며 사양하다 말한다. ‘신하를 잘 아는 데는 왕보다 나은 사람이 없으며, 자식에 대해 잘 아는 것은 그 아비만한 이가 없다고 하오니(知臣莫若君 知子莫若父/ 지신막약군 지자막약부)’ 환공의 의견을 먼저 물었다. 가장 잘 아는 포숙아를 내세우자 지나치게 곧아서 안 된다고 하고 신의가 두터운 隰朋(습붕)을 천거했다. 관중이 세상을 뜬 후 환공은 마음을 바꿔 내시 豎刁(수조, 刁는 조두 조)를 재상에 임명했다. 수조는 간신들과 결탁하여 반란을 일으켰고 환공은 비참하게 유폐되어 굶어 죽고 말았다.
관중이 자신을 추천한 포숙아까지 제외하며 추천한 인물을 환공이 물리친 결과는 비참했다. 인물을 잘 안 사람은 관중이었다. 아버지가 아들을 전체적으로 알 듯, 그리고 친구가 나머지 부분을 알 듯 됨됨이나 능력은 곳곳에서 알 수가 있다. 오늘의 복잡한 사회에서 일꾼을 찾으려면 여러 곳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나라의 큰일을 맡길 때는 더욱 신중해야 할 텐데 청문회 때마다 추문이 덕지덕지 묻은 사람을 일부러 고르듯 내세운다. 자기 편 사람만 자리에 앉히려하니 허물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