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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3일 수요일

천만매린千萬買隣 - 천만금을 주고 이웃을 사다.

천만매린千萬買隣 - 천만금을 주고 이웃을 사다.

천만매린(千萬買隣) - 천만금을 주고 이웃을 사다.

일천 천(十/1) 일만 만(艹/9) 살 매(貝/5) 이웃 린(阝/12)

이웃을 나타내는 隣(린)의 글자 생성이력을 보면 재미있다. 음을 나타내는 粦(린)은 도깨비불이나 반딧불을 가리킨다. 쌀알米/ 미처럼 작은 불이 서로 어긋나게舛/ 천 반짝이는 데서 나왔다. 반딧불이가 어우러져 반짝이듯 서로 어우러져 살게 됐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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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자 鄰(린)은 阝가 오른쪽에 붙은 언덕 阜(부)였다가 邑(읍)을 말하는 왼쪽의 左阝(좌부) 한자 隣(린)이 더 많이 쓰이게 됐다. 글자 변천은 어떠하든 듣기만 해도 포근한 이웃이 들어간 명언도 푸근하다. 성경에선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고 했고 孔子(공자)님은 어진 사람이 모인 곳이 아름답다고 里仁爲美(리인위미)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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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과 이웃을 돈으로 따져 속되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많은 돈을 들여야 하는 저택보다 더 이웃사람을 높이 쳤다는 이 성어가 오히려 그 생각을 부끄럽게 만든다. 집보다 열배나 비싸게 천만금을 주고(千萬) 이웃을 샀다(買隣)는 이 말은 중국 南朝(남조) 梁(양)나라의 宋季雅(송계아)라는 사람이 먼저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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後漢(후한)이 망하고 양쯔강揚子江/ 양자강 남쪽에 있었던 여섯 왕조는 唐(당)나라 초기의 역사가 李延壽(이연수)에 의해 ‘南史(남사)’로 정리돼 남았다. 北朝(북조)를 쓴 그의 北史(북사)와 함께 중국 정사 二十四史(이십사사)에 모두 포함될 만큼 사료적 가치도 충분하다고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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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나라 武帝(무제)때 군의 관직명 冠軍將軍(관군장군)을 지낸 呂僧珍(여승진)의 열전에 내용이 기록돼 있다. 여승진은 사람됨이 청렴 성실했고 학문에도 뛰어났다고 한다. 송계아가 여승진이 사는 이웃집으로 이사를 왔다. 여승진이 무제에게 천거하여 탁월한 정치업적을 남긴 사람인데 은퇴하고 이웃으로 살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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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때 송계아가 인사를 왔다. ‘여승진이 집값이 얼마인지 물었더니 천백만금이라 답했다(僧珍問宅價 曰一千一百萬/ 승진문택가 왈일천일백만). 너무 비싼 것을 괴이하게 여기자, 계아가 백만금으로 집을 사고 천만금으로 이웃을 샀다고 말했다(怪其貴 季雅曰 一百萬買宅 千萬買鄰/ 괴기귀 계아왈 일백만매택 천만매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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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계아의 말이 과장된 면이 있다고 해도 조그만 아파트 한 채 값이 10억대가 넘는다는 오늘날 사람들은 이웃 값을 더 들인 것에 어리둥절할 것이다. 옆집에 누가 사는지 몇 년이 지나도 모르고, 어쩌다 이사 와서 인사한다고 해도 경계심부터 앞세우니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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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환경을 위해 세 번이나 이사한 孟子(맹자) 어머니의 三遷之敎(삼천지교)도 배우기 좋은 곳이 몇 배나 더 비싼 곳이라 이해가 간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큰 일이 났을 때에는 이웃뿐이다. 遠水不救近火(원수불구근화)가 바로 ‘먼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이 낫다’는 속담과 같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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