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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31일 일요일

측목이시側目而視 - 눈을 굴려 옆으로 곁눈질하다, 남의 위세에 두려워하다

측목이시側目而視 - 눈을 굴려 옆으로 곁눈질하다, 남의 위세에 두려워하다

측목이시(側目而視) - 눈을 굴려 옆으로 곁눈질하다, 남의 위세에 두려워하다

곁 측(亻/9) 눈 목(目/0) 말이을 이(而/0) 볼 시(見/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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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눈으로 마음속을 나타낸다. 거리끼는 상대를 만나면 눈을 피하고 충격적인 일이 생기면 눈이 뒤집힌다. 귀여운 아기를 보면 눈이 먼저 웃고, 화가 났을 땐 눈에 불을 켠다. 무지하게 화가 났을 때 눈을 부릅뜨고 찢어질 듯 흘겨보는 瞋目裂眥(진목열자, 瞋은 부릅뜰 진, 眥는 흘길 자)나 눈빛이 횃불같이 빛나는 目光如炬(목광여거, 炬는 횃불 거) 등의 어려운 성어가 잘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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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은 돌리지 않고 눈동자만 옆으로 굴려(側目) 바라보는(而視) 곁눈질은 엉뚱한 데에 신경을 쓰거나 상대의 위세에 눌려 두려워하는 모습을 나타낸다. 이 말은 여러 곳에서 유래를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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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漢(전한)의 학자 劉向(유향)의 ‘戰國策(전국책)’을 먼저 보자. 縱橫家(종횡가)로 강국 秦(진)에 대항하여 六國(육국) 연합의 合從說(합종설)을 주장한 蘇秦(소진)은 가족에게도 천대받는 무명시절을 보냈다. 유세에 실패하여 집에 돌아왔을 때 부인과 형수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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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하는 법을 피나는 노력 끝에 깨우치고 세상에 나서 드디어 여섯 나라의 재상이 됐다. 수레 백대를 거느리고 이웃 나라를 갈 때 고향집을 지나게 됐다. 식구들은 집을 청소하고 길까지 깨끗이 쓸고 난 뒤 30리 길을 마중하러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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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와 형수는 어떻게 변했을까. ‘부인은 바로 볼 수 없어 곁눈질하고 귀만 기울여 말을 들었다(妻側目而視 傾耳而聽/ 처측목이시 경이이청).’ 형수는 또한 ‘네 번이나 인사를 하고 무릎 꿇어 전번의 용서를 빌었다(四拜自跪而謝/ 사배자궤이사)’고 했다. 지위 재물 앞에는 작아지는 位高金多(위고금다)의 유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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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漢(전한) 武帝(무제) 때의 강직한 인물 汲黯(급암, 黯은 검을 암)에 대한 이야기는 ‘史記(사기)’에 실려 있다. 문서 작성하는 관리 張湯(장탕)이 법을 방자하게 집행한다고 꾸짖는다. 청렴한 鄭當時(정당시)와 함께 나오는 汲鄭(급정)열전의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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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탕이 득세하면 세상 사람들을 발을 모아 서 있게 하고(必湯也 令天下重足而立/ 필탕야 영천하중족이립), 곁눈질하는 처지가 되겠구나(側目而視矣/ 측목이시의).’ 철두철미하게 원칙대로 법을 집행하고 조금도 정리에 흔들리지 않은 관리 郅都(질도, 郅은 고을이름 질)에겐 고관도 절절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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酷吏(혹리) 열전에 묘사한 부분을 보자. ‘그가 법을 집행할 때에는 귀족이나 왕실인척에게도 단호하여(致行法不避貴戚 列侯宗室/ 치행법불피귀척 열후종실) 그를 볼 때는 곁눈질하며 두려워했다(見都側目而視/ 견도측목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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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혹리로 열전에 등장하지만 장탕과 질도는 차이가 있다. 장탕은 조정의 모든 대사를 세세한 것까지 좌지우지하며 백성들에게 원망을 샀고, 질도는 지위고하에 관계하지 않고 법대로 시행하여 높은 사람에게 기피인물이 됐다. 重足側目(중족측목)이라 하여 곁눈질로 힐끔거리는 외에도 발을 겹쳐 모으며 쩔쩔맨다는 표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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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것이나 법대로 양심대로 행하여 떳떳한 사람은 눈치 볼 일이 없다. 힘 있는 권력자나 돈 있는 부자를 피해 가면 법이 아니다. 눈치를 보고 높은 사람의 위법을 적당히 처리하다간 오히려 국민들에게 눈 흘김 당한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