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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9일 화요일

치망설존齒亡舌存 - 이는 빠져도 혀는 남아있다.

치망설존齒亡舌存 - 이는 빠져도 혀는 남아있다.

치망설존(齒亡舌存) - 이는 빠져도 혀는 남아있다.

이 치(齒/0) 망할 망(亠/1) 혀 설(舌/0) 있을 존(子/3)\xa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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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나타내는 齒牙(치아)는 어금니까지 전체를 아우른 말이다. 齒(치)는 그칠 止(지) 아래에 이가 나란히 박힌 모양을 한 글자다. 하얀 이와 가지런한 치열을 드러낸 미소는 丹脣皓齒(단순호치), 明眸皓齒(명모호치, 眸는 눈동자 모) 등에서 보듯 미인의 대명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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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생장과 깊은 관계에 있으므로 나이를 높인 年齒(연치)나 노인을 공경하는 鄕黨尙齒(향당상치)란 말에도 쓰인다. 하지만 무엇보다 입술과 이, 그리고 혀와의 관계를 단단하고 무른 것에 비유한 교훈적인 말이 많다.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는 脣亡齒寒(순망치한)과 함께 이는 빠져도(齒亡) 혀는 남아있다(舌存)는 이 성어가 대표적이다. 齒弊舌存(치폐설존)이라 써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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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강한 힘이라도 부드러움이 이긴다는 柔能制剛(유능제강)의 老子(노자)와 관련이 있다. 사람이 죽으면 굳어져 단단해지지만 부드럽고 연약할 때가 살아있을 때다. 군대도 거칠고 사납기만 하면 승리하지 못한다고 道德經(도덕경)에서 말한다. 이 가르침의 가장 적절한 실례로 이와 혀의 차이를 들어 설명한 것이 ‘說苑(설원)’에 실려 있다. 劉向(유향)이 편찬한 책으로 고대의 제후나 선현들의 행적, 일화 등을 수록했다. 여기엔 노자가 스승에게서 가르침을 받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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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 常摐(상창, 摐은 칠 창)의 병석을 찾은 노자가 남겨줄 가르침이 없느냐고 여쭸다. 뛰어난 스승에게서 가르침을 받은 훌륭한 제자 노자는 말씀마다 척척 알아듣는다. 고향을 지나갈 때 수레에서 내려 걸어가라는 스승의 말씀에 고향을 잊지 말라는 뜻으로, 높은 나무 아래를 지나갈 때는 종종걸음을 하라는 당부에 어른을 공경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수레서 내린다는 것은 자신을 낮추는 예의를, 높은 나무는 가장 오래된 나무이므로 조심조심 걸어 윗사람을 존경해야 한다고 알아들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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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은 이어 입을 벌려 혀와 이가 그대로 있느냐고 물었다. 노자가 혀는 아직 있고 치아는 없다고 대답하니 스승이 그 까닭을 말해보라고 했다. 이에 노자는 ‘혀가 아직 있는 것은 부드럽기 때문이고, 치아가 빠지고 없는 것은 그것이 너무 단단하기 때문입니다(夫舌之存也 豈非以其柔耶 齒之亡也 豈非以其剛耶/ 부설지존야 개비이기유야 치지망야 개비이기강야)’라고 답했다. 敬愼(경신)편에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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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살(6)부터 영구치(9)가 나기 시작한다는 ‘이의 날’이 오늘이다. 오복의 하나라는 이의 중요성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귀중하고 단단한 이를 소홀하게 다루지 않아야 하는데도 강한 힘만 믿고 거들먹거리는 사람은 그 힘이 영원할 것이라고 믿는다. 정당이나 국가도 우세한 힘의 유혹에 쉽게 빠진다. 노자의 가르침은 어디에서나 통용된다.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