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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8월 10일 목요일

큰 슬픔이 작은 슬픔으로

큰 슬픔이 작은 슬픔으로

큰 슬픔이 작은 슬픔으로

손톱 밑에 가시가 박히면 그 아픔을 견디기 힘들다. 그런데 그 상태에서 망치로 뒤통수를 맞았다 치자. 여전히 손톱 밑 통증이 느껴질까? 아마도 뒤통수의 아픔으로 인해 손톱 밑 그 작은 통증은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큰 아픔이 작은 아픔을 잡아먹은 것이다.

큰 슬픔이 있었다.

여태 경험하지 못했던 아주 큰 슬픔이 어느 날, 느닷없이 찾아왔다. 그런데 희한하게 눈물이 한 방울도 나오지 않았다. 그렇게 지나갔다. 다행이다 싶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큰 슬픔이 마음 속에서 정리된 게 아니었다. 잠시 보류된 상태였을 뿐,

큰 슬픔은 결국 한 달쯤 지나 서서히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런데 참 희한한 모습으로 다가왔다. 아주 잘게 썰려 여러 개의 작은 슬픔으로 찾아온 것이다.그것도 수시로...

아무 것도 아닌 걸로 울게 되고

아무 것도 아닌 걸로 주저앉게 되고

아무 것도 아닌 걸로 외로워하고

아무 것도 아닌 걸로 그리워했다.

아무 것도 아닌 것,

아주 작은 것에 무너질 수도 있구나.

혹여 그대여, 아무 것도 아닌 것, 작은 것에 눈물을 흘리는 사람을 보거든 제발 나무라거나 핀잔 주지 마라. 따뜻하게 감싸줘라. 그 사람은 이미 큰 슬픔을 겪은 사람일 테니까. 그저 말없이 안아줘라. 나에게도.

-김이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