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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4일 목요일

탐득과수貪得寡羞 - 얻기만을 탐하면서 부끄러움을 모르다.

탐득과수貪得寡羞 - 얻기만을 탐하면서 부끄러움을 모르다.

탐득과수(貪得寡羞) - 얻기만을 탐하면서 부끄러움을 모르다.

탐낼 탐(貝/4) 얻을 득(彳/8) 적을 과(宀/11) 부끄러울 수(羊/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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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만족을 모르고 욕심이 욕심을 낳는다. 고금의 현인들이 이를 경계하는 말을 많이 남긴 것은 그만큼 절제를 모르기 때문이다. ‘부자가 되려면 재물을 더 모으기보다 욕심을 줄여라(플루타르크)’고 했지만 가지면 가질수록 더 가지고 싶은 것이 상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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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랑 빌리면 안방까지 든다는 借廳借閨(차청차규)의 旬五志(순오지) 속담부터 까다로운 舐糠及米(지강급미, 舐는 핥을 지, 糠은 겨 강)나 得隴望蜀(득롱망촉, 隴은 큰고개 롱)까지 같은 뜻의 성어는 숱하다. 法句經(법구경)에서 결론적으로 일침을 놓는다. ‘하늘이 일곱 가지 보석을 비처럼 뿌려도, 사람의 욕심은 오히려 끝을 모른다(天雨七寶 欲猶無厭/ 천우칠보 욕유무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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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욕심이 욕심을 부르는데 양심이나 옳고 그름은 뒷전일 수밖에 없다. 많은 것을 얻으려고 애써 노력하는 貪多務得(탐다무득)이야 땀 흘린 대가이니 당연하다. 그런데 이익이 될 일을 욕심내어 얻으면서(貪得) 부끄러움이 적다고(寡羞) 하면 어떨까. 나에게 이득만 된다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불법이 예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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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前漢(전한)의 淮南王(회남왕) 劉安(유안)이 저술한 책 ‘淮南子(회남자)’에 처음 성어가 사용됐다. 漢高祖(한고조)의 손자로 문학애호가인 그가 많은 문사와 방사를 초빙해 펴낸 백과사전격의 이 책 氾論訓(범론훈)에 당시 세태를 탄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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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분을 보자. 옛날 전설상의 제왕이 다스리던 시대에는 법이 없어도 백성들이 잘 따랐고, 堯舜(요순) 때의 태평시절에는 형벌이 있어도 시행되지 않았다며 이어진다. ‘지금의 세상에 이르러서는(逮至當今之世/ 체지당금지세) 부끄러움을 당해도 치욕 따위는 가볍게 여기며(忍訽而輕辱/ 인구이경욕) 이득을 탐할 뿐 수치심을 느끼지 않게 됐다(貪得而寡羞/ 탐득이과수).’ 訽는 꾸짖을 구. 눈앞의 이득에는 부끄러움을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게 됐는데 백성을 옛날의 道(도)로 다스리려 하니 혼란만 가중된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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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들만 탓할 수가 없는 것이 지방에 봉해진 왕족이나 호족 모두 서로의 세력 다툼만 했으니 마찬가지다. 무엇을 탐하여 얻으려는 데엔 질리는 일이 없다는 貪得無饜(탐득무염, 饜은 물릴 염)은 챙길 것이 많은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이 더하고 오늘날 밝은 사회가 왔다고 해도 정도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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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 공직자 청문회 때마다 몇 가지씩의 비리는 이제 당사자나 국민들이나 무덤덤하게 됐다. 이런 사람에게 知足不辱(지족불욕)은 언감생심, 그래도 탐욕의 끝은 모든 것을 잃게 된다는 貪夫殉財(탐부순재)라면 뜨끔할까.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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