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뢰무예貪賂無藝 - 뇌물을 탐하는 것에 끝을 모른다.
탐뢰무예(貪賂無藝) - 뇌물을 탐하는 것에 끝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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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낼 탐(貝/4) 뇌물 뢰(貝/6) 없을 무(灬/8) 재주 예(艹/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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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은 만족을 모른다. 욕망이 욕망을 부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많은 것을 원하지만 실제 필요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데도 무욕의 수행자 등 소수를 제외한 대부분이 더 가지려고 눈에 불을 켠다. 대청을 빌려 쓰다가 점점 안방까지 밀고 온다는 借廳借閨(차청차규)나 처음에는 겨를 핥다가 나중에는 쌀까지 먹는다는 舐糠及米(지강급미, 舐는 핥을지), 그리고 한 곳을 얻으니 더 큰 곳을 넘본다는 得隴望蜀(득롱망촉)등의 이를 나타내는 성어도 많다. 높은 자리에 앉은 사람도 다를 바 없어 뇌물을 욕심내는 것(貪賂)은 끝을 모른다(無藝)는 말이 잘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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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春秋時代(춘추시대) 晉(진)나라에 韓起(한기)라는 사람이 부친을 이어 卿(경)의 지위에 있었다. 하지만 그에 어울리는 재산이 없어 다른 사람과 함께 하지 못하는 등 가난을 근심하고 있었다. 叔向(숙향)이란 현인이 찾았을 때 사정을 말하니 대뜸 한기를 축하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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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향은 齊(제)의 晏嬰(안영), 吳(오)의 季札(계찰), 鄭(정)의 子産(자산)과 겨루는 현인이라 무엇을 뜻하는지 한기가 물었다. 춘추 8국의 역사를 左丘明(좌구명)이 21권에 모았다고 전해지는 ‘國語(국어)’의 晉語(진어) 편에 고사를 들어 숙향이 설명한다. 貪欲無藝(탐욕무예)로 나오지만 뜻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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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항의 이야기를 보자. 진나라에 앞서 있었던 대부 欒書(난서)는 봉록도 못 받고 조상들에게 제사지낼 그릇조차 변변히 없었다. 그래도 덕행으로 일을 처리하여 백성들의 신망은 물론 변방의 이민족까지 그에게 의지해 나라를 굳건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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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아들 桓子(환자)에 이르러서는 ’교만과 사치로 얼룩져 재물을 긁어모으는데 끝이 없었고(驕泰奢侈 貪欲無藝/ 교태사치 탐욕무예)‘ 아버지 음덕으로 화를 면했으나 후대에 가서 망했다. 재주 藝(예)는 다하다, 극진하다란 뜻. 지금 경께서는 재산이 없는 대신 난서와 같은 덕이 있으며, 더욱이 탕진할 아들이 없으니 축하를 드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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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물을 받아들이는 바다를 메울 수는 있어도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으니 채우지 못한다. 이전과 같이 열심히 일하고 부지런히 공부하여 가난을 탈피할 수 있는 길은 점점 멀어져 청년세대는 희망을 잃는다. 그런데도 부모에 물려받거나 운 좋게 부를 차지한 사람들은 용이 안 될 때는 가재나 미꾸라지로 살라고 속을 뒤집으며 갑질을 일삼는다. 굶주리는 사람이 주변에 없도록 가난한 사람들을 아낌없이 몰래 도왔다는 이전의 천석꾼, 만석꾼은 점차 사라지는 세상은 삭막하다./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