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태종 선위禪位의 속셈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태종 선위禪位의 속셈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24년 3월 27일 수요일

태종 선위禪位의 속셈

■ 태종 선위禪位의 속셈

■ 태종 선위(禪位)의 속셈

태종의 선위(禪位:왕위를 다음 왕에게 물려줌)로 22살에 왕위에 오른 세종은, 아직은 팔팔한52살의 나이에 왕위를 물려주고 상왕으로 물러앉은 아버지 태종의 의중을 몰라 늘 불안했다. 불안하기는 대신들도 마찬가지였다. 태종은 물러난 지 보름 만에 태종의 가신이라 할 수 있는 공신 강상인이 자신을 제치고, 세종에게 군사에 관한 일을 직접 보고한 것을 문제 삼아 강상인을 고문한 후 평민도 아닌 관노(官奴)로 보내버렸다. 이로써 권력은 여전히 태종에게 있음이 분명해졌다.

그러나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태종은 세종의 장인 즉, 중전 심씨의 아버지이자 자신의 사돈인 심온을 영의정에 임명하여 중국에 사신으로 보낸 후, 갑자기 강상인의 일에는 배후가 있을 것이라며 강상인을 비롯한 관련자들을 가혹하게 고문했고, 드디어 그들 입에서 태종이 원하는 답을 얻어냈다. 태종이 원한 답은 “영의정 심온도 군사는 마땅히 한 곳에서 명(命)이 나오는 것이 옳다는 말을 했다” 라는 것이었다.

태종은 심온이 관련되었다는 진술이 나오자마자 관련자들을 참수(斬首)와 거열(車裂)형에 처하고, 영문도 모른 채 압록강을 건너 귀국한 심온을 즉시 체포하여 서울로 압송한 후, 가혹한 고문 끝에 하지도 않은 일을 자백하였음을 이유로 곧바로 사약을 내렸으며, 그 부인과 자식들을 관노로 보내버렸다. 세종의 부인 소헌왕후 심씨의 가문은 자신이 왕비로 버젓이 있는 가운데 시아버지에 의해 멸문되어 버리고 말았으니, 중전 심씨의 마음이 어떠했을까?

태종이 이렇게 자신의 부인인 왕비 민씨와 며느리 심씨의 가문을 초토화하는 등 외척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행위를 한 이유가 도대체 무엇이었까? 이것은 아버지인 이성계의 둘째 부인인 신덕왕후 강씨가 이성계를 꼬드겨 개국에 공이 가장 큰 자신(태종)을 제치고 본인 소생인 방석을 세자로 삼은 것이 평생의 한이자 교훈이 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방원은 기어코 작은 계모(繼母)인 신덕황후를 이성계의 첩으로 격하시키는 조치를 취한다.)

태종은 왕비 하나로도 이렇게 나라의 권력관계가 바뀔 수 있는데, 거기에 더해 왕비의 친정이 실세를 가지게 될 경우, 언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확신을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태종은 만약에 있을지도 모를 우환의 싹을 초기에 제거해버린다는 심정으로 어찌 보면 잔혹하기 그지없는 외척제거를 단행하였던 것이다. 태종은 한평생을 권력투쟁에 몰두하여 대부분을 승리로 이끌었고, 역대 왕 중 가장 가혹한 숙청을 단행한 사람이었다.

아무튼 태종은 선위를 함으로써 왕이 감내해야 하는 각종 귀찮은 일은 모두 세종에게 미루고, 실제 권력은 여전히 자신이 행사하고 있었다. 이렇게 태종이 권력의 가지를 모두 쳐버렸기에 세종이라는 나무가 쑥쑥 자랄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아무튼 태종은 세종에게 왕위를 물려준 지 4년 만에 눈을 감으니 이 때 그의 나이 56세였다. 이로써 비로소 세종의 시대가 열리기 시작한 것이다.

"

♣ 제공 : KIMSEM의 역사로 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