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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26일 화요일

태종과 하륜 3편

■ 태종과 하륜 3편

■ 태종과 하륜 3편

하륜이 나이 어린 이방원의 참모 역할을 하면서도 쩔쩔맬 수밖에 없었던 데는 이방원의 능력에 대한 고려도 작용했을 것이다. 고려 말에 문과 과거시험에 급제하고 ‘왕자의 난’이란 쿠데타를 지휘한 데서 알 수 있듯이 이방원은 선비와 무장의 자질을 골고루 갖춘 인물이었다. 또 이방원은 상당히 잔혹하고 과격한 방법이기는 하지만 정몽주를 적시(適時)에 암살함으로써 이성계 세력을 보호하고 조선 건국을 가능하게 했다.

이방원은 기획력과 추진력도 갖춘 인물로, 참모가 없어도 상당히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인물이었다. 하륜이 이방원의 눈치를 살핀 데는 그런 점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하륜은 자기보다 어리지만 자기 못지않게 유능한 주군을 모시려면 허리를 숙이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방원이 하륜을 끝까지 비호한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다. 이방원은 하륜이 고려를 지키려 했다가 조선으로 얼른 돌아선 의리 없는 인물이라는 것을 잘 알았고, 또 그가 온갖 부정부패로 세상의 지탄을 받고 있다는 것도 잘 알았다.

하지만, 이방원 자신이 건재한 동안에는 하륜이 절대로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에, 하륜을 끝까지 살려주면서 최대한 이용했다고 볼 수 있다. 하륜은 이성계-정도전이 구축한 조선왕조의 기틀을 허물고 이방원과 함께 새롭게 기틀을 세운 인물이다. 새롭게 세운 기틀의 상당부분은 정도전의 구상을 모방한 것도 있지만, 하륜의 기여도도 무시할 수 없다.

이처럼 적지 않은 역할을 했는데도 하륜이 후세의 주목을 많이 받지 못한 것은 그가 시대적인 소명을 고민하기보다는 일신의 안전을 최우선시하는 보신(保身)형의 참모였기 때문이다. 그의 뛰어난 능력은 그러한 그의 비굴한(?) 처세 때문에 상당 부분 빛을 잃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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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공 : KIMSEM의 역사로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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