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심질수痛心疾首 - 마음이 상하고 골치가 아픔
통심질수(痛心疾首) - 마음이 상하고 골치가 아픔
아플 통(疒/7) 마음 심(心/0) 병 질(疒/5) 머리 수(首/0)
몹시 분하거나 억울하여 한스러운 것은 痛恨(통한)이다. 몹시 마음이 상하여 사무치면 痛心(통심)이 된다. 마음이 아프면 명의가 와도 고칠 수가 없다. 마음은 보이지 않는 속병이기 때문이다. 마음을 다스려 편안하게 해 줄 수련법에 맡길 일이다. 또 무엇이나 중도에 그만 두어 피상적인 반거충이보다 차라리 아무 것도 모르면 마음이 되레 편하다. 이럴 때 말하는 ‘모르면 약이요 아는 게 병’이란 속담은 쓸데없는 곳에 마음을 두지 말라는 교훈이다. ‘모르는 것이 부처’란 말도 같다.
마음이 편하지 않고(痛心) 골치가 아프다(疾首)는 몹시 심할 정도로 몸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 말이 처음 나오는 ‘左氏傳(좌씨전)’에서는 구체적인 비유가 아닌 지나가는 말로 사용됐다. 중국 魯(노)나라의 左丘明(좌구명)이 孔子(공자)의 저작 ‘春秋(춘추)’를 해석한 春秋三傳(춘추삼전) 중에서도 역사적 실증적 해석을 중심으로 했다는 평가를 받는 책이다. 成公(성공) 13년 조에 실려 있는 내용을 간단히 보자.
春秋時代(춘추시대, 기원전 770년~403년) 周(주) 왕실 계통의 정통 제후국 晉(진)나라의 獻公(헌공)과 서방의 신흥강국 秦(진)나라의 穆公(목공) 때는 화친도 맺고 혼인도 하는 사이좋은 나라였다. 그러던 것이 이후 장례문제로 사이가 틀어져 秦(진)나라 康公(강공) 때는 楚(초)나라 등 주변국과 연합하고 晉(진)을 침입하도록 부추겼다. 그러자 晉(진)의 명신 呂相(여상)은 강공에 파견되어 조목조목 따졌다. 초나라 사람들도 맹약을 깨고 무도한 秦(진)과는 단지 이익을 위해 왕래할 뿐이라 했다. 다른 제후들도 이야기를 전해 듣고 ‘이 때문에 마음도 아프고 머리가 괴롭다면서 자신의 편이 됐다(斯是用痛心疾首 暱就寡人/ 사시용통심질수 닐취과인)’고 말했다. 暱은 친할 닐.
병은 육체의 병이지 마음의 병은 아니라는 말이 있다. 우리는 마음에 없는 일에 너무 머리를 쓰고 괴로워한다. 지도자가 바르지 못한 일을 할 때는 부하들이 몸도 아프고 골도 쑤실 것이다. 그래서는 몸도 마음도 떠날 수밖에 없다. 공직사회를 내내 괴롭혔던 적폐수사가 좋은 예다. 자기 욕심만으로 부당한 지시를 내렸을 때 조직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먼저 생각할 수 없다면 좋은 리더가 될 수 없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