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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15일 월요일

퇴불우인退不尤人 - 물러날 때 남에게 핑계를 대지 않는다, 떠날 때 깨끗이 하다.

퇴불우인退不尤人 - 물러날 때 남에게 핑계를 대지 않는다, 떠날 때 깨끗이 하다.

퇴불우인(退不尤人) - 물러날 때 남에게 핑계를 대지 않는다, 떠날 때 깨끗이 하다.

물러날 퇴(辶/6) 아닐 불(一/3) 더욱 우(尢/1) 사람 인(人/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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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에서 함께 생활하면서 일이 잘못 되었을 때 그 원인을 자신에게 돌리는 사람은 드물다. 남 탓을 하거나 심지어 애먼 사람에게 덮어씌우는 양심 불량자도 흔하다. 더욱 尤(우)는 점차 심해지는 尤甚(우심) 등에 쓰이는데 ‘허물, 원망‘의 뜻도 있어 尤人(우인)은 남 탓을 하는 사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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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원망하고 누구를 탓하겠냐는 뜻의 誰怨孰尤(수원숙우)는 더 알려진 誰怨誰咎(수원수구)와 같다. 남을 원망하거나 탓할 것이 없다고 할 때 孔子(공자)는 한 발 더 나갔다. 자신을 알아주지 않아도 하늘을 원망하지 않고, 남을 허물하지 않는다며 不怨天 不尤人(불원천 불우인)이라 했으니 성인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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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슬길에서 물러날 때(退) 남에게 핑계를 대지 않고(不尤人) 깨끗이 떠난다는 이 성어는 조선 후기의 문신 成大中(성대중, 1732~1812)의 글에서 나왔다. 공을 이룬 뒤 스스로 물러선다는 老子(노자)의 이야기 功成身退(공성신퇴)를 연상시킨다. 朴趾源(박지원) 등 쟁쟁한 실학자들과 교유가 있었던 성대중은 평론과 명언, 야담을 모아 ‘靑城雜記(청성잡기)’란 책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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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2의 사실을 있는 그대로 딱 잘라 한 말이란 뜻의 質言(질언)에 성어가 실려 있다. ‘벼슬길에 나아갈 때는 남의 도움을 받지 말고, 벼슬길에서 물러날 때는 남을 탓하지 말라(進不藉人 退不尤人/ 진불차인 퇴불우인).’ 藉는 깔 자, 기댈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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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뒤에 있는 좋은 글도 한국고전DB에서 옮겨보자. 앞에는 ‘청렴하되 각박하지 말고, 화합하되 휩쓸리지 말며(淸而不刻 和而不蕩/ 청이불각 화이불탕), 엄격하되 잔혹하지 말고, 너그럽되 해이해지지 말라(嚴而不殘 寬而不弛/ 엄이부잔 관이불이)’, 뒷부분은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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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비밀을 살피지 말고, 남의 재주를 가리지 말며(不察人之隱 不蔽人之才/ 불찰인지은 불폐인지재), 남이 나에게 극진히 잘하기를 바라지 말고, 남이 나에게 충성을 다하기를 바라지 말라(不盡人之美 不竭人之忠/ 부진인지미 불갈인지충).’ 조선 후기 학자 金允植(김윤식)도 비슷하게 ‘나아가서는 영예를 구하지 않았고(進不求名/ 진불구명), 물러나서는 남을 탓하지 않았다(退不尤人/ 퇴불우인)’란 말을 문집에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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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좋은 말을 많이 배워 더 잘 아는 사람들이 지키는 것은 좀처럼 볼 수 없다. 나라를 위해 높은 자리에서 일할 지도자들이 비위가 하나하나 드러날 때마다 인정하고 물러나기는커녕 남 탓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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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지난번엔 법을 관장하는 장관까지 ‘몰랐던 일이다, 아랫사람이 했다, 불법이 아니다’ 하며 잘도 갖다 붙여 일반 국민들의 심화를 돋웠다. 이런 사람들일수록 남의 잘못은 시시콜콜 들춰내는데 선수다. 남 탓을 넘어 하늘 탓까지 할 사람들이다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